한경 ASK 서밋은 '해외투자의 가교'
지방행정공제회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장동헌 부이사장은 지난달 18~19일 한국경제신문사가 개최한 ‘ASK 2016 글로벌 사모·헤지펀드 서밋’에서 해외 자산운용사인 리든할캐피털파트너스, ILS어드바이스 관계자들과 명함을 주고받았다. 장 CIO는 이들로부터 ‘대재해채권(캣본드·catastrophe bond)’에 대한 정보를 들었다. 캣본드란 손해보험사가 재해 발생 시 보험 가입자에게 지급하는 ‘위험’을 채권 발행을 통해 자본시장에서 유동화한 보험연계증권(ILS)의 한 종류로, 국내 기관에는 아직 생소한 투자 분야다.

장 CIO는 그 뒤 홍콩에서 열린 글로벌 연기금 포럼에서 일본 네덜란드 싱가포르 연기금 관계자들과 만나 캣본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뒤 투자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그들은 이미 캣본드에 투자한 지 7~8년이 지났고 연간 수익률도 5~6%대는 나온다고 하더군요. 아차 싶었습니다.”

한국경제신문사가 개최하는 ‘ASK 글로벌 서밋’이 유망한 해외 투자 건을 물색하고 있는 국내 연기금들에 네트워킹(정보교류)의 장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투자 건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국내 기관들에 해외 최신 투자 정보를 알려준다는 것이다. 지난달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된 ‘2016 ASK’에선 50여개의 글로벌 운용사에서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국내 기관에선 150여명이 참가했다.

군인공제회 CIO인 이상호 금융부문 부이사장도 장 CIO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 중국 화웨이와 샤오미에 초기에 투자해 높은 수익률을 올린 중국 벤처캐피털(VC) 관계자를 지난해 한경 ASK 헤지펀드 서밋에서 만난 것. 평소 중국 정보기술(IT) 기업의 약진에 주목하고 있던 이 CIO는 이 관계자와 수차례 만나 중국 내 투자 정보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다. 군인공제회는 내년부터 해외 VC에 투자하는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하기로 결정했다.

2014년 가을에 열린 ‘ASK 부동산 투자 서밋’은 한국 호텔롯데가 뉴욕 중심부의 팰리스호텔을 인수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행사에 참석한 미국 부동산중개사 관계자가 한국 부동산 컨설팅사인 DTZ와 접촉, 지난해 5월 본 계약까지 이어진 것.

하지만 국내 기관들의 신규 해외 투자가 활성화되려면 넘어야 할 관문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실무진 검토가 마무리되더라도 기관 내(사내) 리스크관리위원회, 투자심의위원회, 이사장(CEO) 결재 등 서너 단계의 내부 검토를 넘어야 하는 데다 ‘손실이 나면 어김없이 살펴본다’는 감사원 감사 때문에 해외 투자를 꺼리는 경향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장 CIO는 “한경이 매년 두 차례 주최하는 ASK 서밋 같은 행사가 보다 자주 열려야 많은 투자자들이 올바른 방향성을 갖고 해외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훈 증권부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