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후 투자액만 2조8천억원…랜드마크 호텔 잇따라 인수

해외 부동산에 눈을 돌린 미래에셋그룹의 손놀림이 빨라지고 있다.

8일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따르면 2006년 미래에셋상하이타워 인수를 시작으로 지난 10년간 이뤄진 미래에셋그룹의 해외 부동산 전체 투자 규모는 4조9천4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그룹이 작년 이후 사들인 해외 부동산만 2조7천900억원 규모다.

최근 10년간 진행된 해외 부동산 투자의 절반 이상이 최근 1년 반 사이에 이뤄진 셈이다.

특히 올해 들어 미국 6개 도시의 페덱스 물류센터를 5천100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독일 쾰른시 정부가 입주한 오피스 빌딩을 4천900억원에 사들였다.

최근엔 하와이 오아후 해변의 랜드마크인 하얏트 리젠시 와이키키 비치 앤드 스파까지 인수하기로 했다.

하얏트 리젠시 와이키키의 인수가는 9천억원이다.

그룹은 올해 들어서만 전체 해외 부동산 투자액의 40%에 가까운 1조9천억원을 쏟아붓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이 해외 부동산 투자에 한층 속도를 내는 것은 무엇보다 대체투자 상품으로서 해외 부동산 투자 전망이 유망하다는 판단에서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인구가 많은 중국, 인도 등의 중산층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이들을 겨냥한 관광산업을 성장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지론을 펴고 있다.

미래에셋은 이미 해외 부동산 투자를 통해 달콤한 맛을 보기도 했다.

10년 전 고가 매입 논란 속에 2천600억원을 주고 사들인 미래에셋상하이타워의 가치가 급등한 것이다.

이 건물의 현 시가는 1조4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특히 4∼5년 전부터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해외 부동산이 더욱 유망한 투자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의 해외 부동산 투자에서 또 하나 주목할 만한 흐름은 초기 오피스 건물 중심에서 특급호텔이나 리조트의 비중이 점차 커진다는 점이다.

미래에셋은 2013년 호주 시드니의 포시즌스 호텔을 3천800억원에 인수했고, 지난해 미국 하와이 빅아일랜드의 페어몬트 오키드호텔을 2천400억원에 사들였다.

또 지난해 5천200억원짜리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랜드마크 호텔인 페어몬트를 인수하는 통큰 투자를 집행했다.

최근 인수하기로 한 오아후의 하얏트 리젠시 와이키키까지 해외 특급호텔에 투자한 금액만 2조원을 훌쩍 넘는다.

5천500억원을 들여 지난해 개장한 '포시즌스 서울'까지 포함하면 전 세계 특급호텔에 투자한 금액이 2조6천억원에 육박하게 된다.

미래에셋 고위 관계자는 "오피스 빌딩보다는 호텔이나 리조트가 수익성이나 투자 가치가 좋다"면서 "랜드마크 호텔의 경우 자산 가격 상승에 따른 자본 이득을 제외하고 배당 수익만도 연 6% 이상 나오는 고수익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좋은 매물은 글로벌 경쟁에서 선점하지 못하면 인수가 더욱 어려워진다"면서 "앞으로도 특급호텔이나 리조트 중심으로 투자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올 11월 미래에셋증권이 옛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과의 합병을 마무리해 몸집을 불리면 특급 호텔을 중심으로 한 미래에셋그룹의 해외 부동산 투자가 한층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번 하얏트 리젠시 와이키키 인수는 미래에셋대우가 참여한 첫 해외 부동산 투자 사례다.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hyunmin6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