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되찾았다. 국고채 금리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현충일 연휴 기간 미국 금리 인상설이 약화되면서 ‘발등의 불’을 껐다는 안도심리가 확산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미국 금리 인상 등 대외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만만찮다.
코스피 '발등의 불' 꺼졌지만…미국 금리인상 우려 완화에 2000 회복…국고채 금리는 '사상 최저'
◆기관-외국인 동반 순매수

7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5.79포인트(1.30%) 오른 2011.63에 마감했다. 지난 4월28일(2000.93) 이후 40일 만에 2000선을 회복했다. 코스닥지수도 3.34포인트(0.48%) 오른 704.77을 기록했다.

전날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다음주(14~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이 없을 것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은 영향이 컸다. 옐런 의장이 ‘향후 수개월 내’라는 문구를 언급하지 않자 시장이 이를 금리 인상 시기 연기로 해석한 것이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미국 대선 일정까지 고려하면 올해 12월에 단 한 차례만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내다봤다.

하반기 증시를 짓누르던 최대 악재가 일단 미뤄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투자심리가 빠르게 개선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2630억원, 기관이 1459억원어치를 동반 순매수했다. 포스코(6.90%) SK하이닉스(3.80%) 현대중공업(4.13%) 한미약품(6.39%) 한국항공우주(3.05%) 등 외국인 순매수가 집중된 종목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한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주목”

국고채 금리도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채권값 상승)하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18%포인트 하락한 연 1.405%에 마감했다. 지난달 10일 기록한 사상 최저치(연 1.412%)보다 0.007%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 3년 만기 국채 선물 1만4179계약(1조4179억원어치)을 순매수하며 금리 하락을 이끌었다.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전날보다 0.023%포인트 내린 연 1.715%,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019% 떨어진 연 1.494%에 장을 마쳤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가 완화된 가운데 한국은행이 이르면 9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현재 연 1.5%인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면서 시장 금리가 일제히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향후 금융시장은…

증권시장이 안도 랠리를 펼쳤지만 추가 상승에 대한 전망은 그다지 많지 않다. 한국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외국인 자금 향방을 결정할 대외 악재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판단하긴 이르다는 이유에서다. 안병국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FOMC 회의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찬반투표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최종적으로 살펴보기 전까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확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코스피지수 2000선에 재진입한 만큼 2011년 이후 5년간 지속되고 있는 장기 박스권(1800~2050) 부담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코스피지수 2000선, 코스닥지수 700선에 도달한 만큼 추가 상승을 기대하긴 쉽지 않다”며 “박스권 상단이라고 판단한 차익실현 매물과 펀드 환매 벽을 넘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라고 했다. 다만 우려했던 대외 악재의 ‘직격탄’을 피해가는 모양새가 연출되면서 갑작스러운 증시 하락 가능성도 줄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김동욱/하헌형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