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시너지 효과' 주목…"주가 동반 상승 가능성"

삼성에스디에스(삼성SDS)가 물류와 IT(정보기술) 등 핵심사업을 분리한 뒤 물류부문을 삼성물산과 합병할 가능성을 두고 증권가에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SDS는 7일 "글로벌 물류 경쟁력 강화와 경영역량의 집중을 위해 물류사업 분할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내놓은 보고서에서 "삼성SDS가 IT 사업부를 떼어내 (삼성전자 등에 매각해) 현금을 확보한 다음 삼성물산과 합병한다면 지주사 전환은 물론 양사 주주에게도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SDS 청산을 전제한 기업가치는 IT사업부 10조5천억원, 물류 업무처리위탁(BPO)사업부 8천800억원, 차입금을 배제한 현금성 자산 1조9천억원 등 모두 13조4천억원이다.

현 시가총액(11조5천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윤 연구원은 "현실적으로 삼성SDS가 핵심사업부를 모두 분할 매각하고 현금만 가진 페이퍼 컴퍼니로 남을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이라며 "주주 동의를 얻기가 어렵고 오너 일가의 보유 지분 17%도 활용 방안이 요원해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삼성SDS가 IT 사업부를 주주가 만족하는 가격에 매각한 후 삼성물산과 1대1로 합병하는 방안이 유리하다고 봤다.

그는 "삼성물산은 물류 사업 확보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를 얻는 것은 물론 삼성SDS의 현금 재원을 활용, 삼성전자 지분을 추가 매입해 지주 체제를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삼성SDS는 소멸되지만 삼성물산에 합병돼 지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삼성물산과 삼성SDS 물류 사업의 조합은 오너 지분가치의 극대화보다는 삼성물산 정상화에 무게가 실려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신한금융투자의 공영규 연구원은 삼성SDS가 물류 사업을 모회사로, IT서비스 사업을 100% 자회사로 하는 물적 분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그는 "IT서비스 사업을 일단 삼성전자에 매각해 현금을 확보한 후 삼성물산과 합병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금을 확보한 삼성SDS와 삼성물산의 합병은 지배구조 관점에서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 방안은 계열사 합병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보유 현금을 계열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취득과 같은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대주주 입장에서 가장 긍정적인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의 이상헌 연구원은 삼성SDS의 물류사업 부문의 분할을 기정사실화하면서 관건은 분할 방법에 있다고 강조했다.

분할방식이 물적, 인적 분할이 될지에 따라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게 이 연구원의 분석이다.

그는 "물류부문이 물적분할된다면 삼성SDS 주주들에게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삼성SDS 주가가 최근 3일간 20%가량 하락한 만큼 이런 부정적인 요소는 선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SDS가 인적분할을 선택한다면 떼어낸 물류부문(신설회사)을 삼성물산과 곧바로 합병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삼성SDS가 물류와 IT서비스 등 두 개의 회사로 분할한다면 신규상장과 재상장 등으로 상당한 시일을 거친 다음에야 물류 부문이 삼성물산과 최종 합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SDS와 삼성물산의 향후 주가 전망에 대해선 대체로 비슷한 의견이 나왔다.

하이투자증권 이상헌 연구원은 "최근 삼성SDS의 주가가 약 20% 빠진 것은 분할계획과 관련해 불확실성만 증폭됐기 때문"이라며 "8일 분할형태가 발표되면 오히려 불확실성 해소 관점에서 주가가 반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삼성물가 주가 전망에 대해서는 "제일모직과의 합병 이후 9개월가량 지나 여러 문제점이 다 노출됐고 이미 주가도 바닥 수준까지 내려갔다"고 평가하면서 "향후 지배구조 변환 시 지주회사로의 역할이 올라가면서 주가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의 공영규 연구원은 "대주주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삼성물산과의 합병 시나리오는 삼성에스디에스 주가 할인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적어도 지배구조 관점에서는 삼성물산을 보유하는 전략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goriou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