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7일 현대미포조선에 대해 점차 구조조정의 반사효과를 체감할 것이라면서도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했다.

이경자 연구원은 "중견사의 구조조정이 빨라지고 있다"며 "탱커 발주가 재개되고 중견사의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 현대미포조선이 수혜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수주잔고 기준 석유화학제품운반선(MR 탱커선) PC선(석유화학제품운반선) 시장 내 현대미포조선의 점유율은 29%,SPP 9%, STX 6%, 성동 5%로 현재 구조조정 중인 중견사 비중이 21%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박수주는 금융지원이 동반돼야해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현대미포에 수주가 쏠릴 가능성이 높다"며 "동일 선박 건조 시에도 현대중공업·삼호중공업과 기자재·원재료를 공동 구매해 원가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 발주 재개에 따른 효과도 기대된다는 진단이다. 이 연구원은 "2008년 현대미포는 이란으로부터 대형 벌크선 6척과 PC선 10척을 수주하고 선수금을 수취한 바 있다"며 "이후 제재로 무기한 연기됐으며 재계약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현재 이란은 벌크선을 취소하고 1만4500TEU급 대형 컨테이너를 우선적으로 발주하고 싶어한다"며 "이란 발주 재개 시,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이 가장 먼저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발표된 현대미포조선의 자구안은 선제적인 차원에서 행해진 것이란 판단이다. 현대미포조선의 유동성 리스크가 낮음에도 자구안을 내놓은 것이란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매각 가능 자산은 하이투자증권 85.3%, KCC 지분 3.8% 등"이라며 "그러나 단기에 매각될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했다.

그는 "만기 예정 회사채는 2017~2018년 각 1000억원, 2019년 1500억원으로 안정적"이라며 "하이증권의 장부가는 7037억원으로 시장에서 거론되는 매각가가 이를 하회하는 만큼 손실을 감내하며 매각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운전자금과 미청구공사 부담도 크지 않다는 진단이다. 이 연구원은 "현대미포조선의 건조 상선은 헤비테일(Heavy-tail) 방식일지라도 비교적 고르게 건조대금을 수취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