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수술대에 오른 해운·조선 업종의 주가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상화 기대 덕에 올해 최저점 대비 20~80% 급등했지만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변화가 없는 만큼 불안요인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지난 한 주(5월30일~6월3일) 동안 현대상선 주가는 34.40% 올랐다. 용선료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지난달 27일부터 3거래일 동안 47.54% 상승했다. 그러나 지난 3일엔 단기 급등에 따른 매도 물량이 늘면서 9.14% 하락하는 등 널뛰기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진해운도 지난달 31일 29.38% 상승한 뒤 3거래일 동안 12.40% 하락했다.

이달 3일 기준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대표 구조조정주(株)의 주가는 올해 최저점 대비 평균 42.0% 상승했다. 지난 한 주 동안에만 평균 14.37% 올랐다.

이 같은 상승세에도 구조조정주 투자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자금지원은 단기호재일 수 있지만 자체 경쟁력 확보와 업황 회복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김경욱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은 용선 비중(각각 71.5%, 60.2%)이 높아 적자 구조가 심화하고 있는 만큼 최근 주가 상승은 과도하다”며 “조선업도 신규 수주 급감으로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승자독식’ 구조인 구조조정의 특성상 탄탄한 재무구조를 보유한 기업을 골라 선제 투자해야 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용선료 30% 인하 시 현대상선의 영업이익률은 5%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점진적인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