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삼성물산이 지난해 제일모직과의 합병 과정에서 제시한 주식매수청구 가격이 지나치게 낮았다는 서울고법 결정이 나온 가운데 외국인들이 통합 삼성물산 주식을 내다팔아 보유 지분율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물산의 전날 기준 외국인 지분율은 7.62%로 집계됐다.

이는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통해 탄생한 통합 삼성물산 주식이 거래되기 시작한 작년 9월15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통합 삼성물산의 외국인 지분율은 첫 거래 당시 11%선에 육박했지만 이후 꾸준하게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합병 시너지와 실적 개선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데다가 합병 과정에서의 실망감까지 더해진 것이 외국인 지분율 축소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의 매도세에 최근 기관 투자자까지 가세한 영향으로 삼성물산 주가는 작년 9월 대비 26%가량 하락한 상태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가 하락할 때 외국인 보유율은 대체로 낮아진다"며 "여기에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된 프리미엄이 축소된 점, 합병 과정에서의 실망감이 매도세를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합병 작업이 완료된 후에도 실망 매물이 지속적으로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오너가의 승계 과정에서 또다시 소액주주 이익에 반하는 이벤트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감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sj99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