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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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증시에 ‘구름’이 잔뜩 낄 전망이다. 5월 마지막 거래일에 코스피지수가 1980선을 회복하는 등 모처럼 장 분위기가 좋아졌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일제히 ‘우울한 예보’를 하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이라는 ‘허리케인’, 중국 주식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지수(MSCI) 신흥국지수 편입이라는 ‘미세먼지’ 등이 6월 한국 증시에 쾌청한 날을 찾아보기 힘들게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6월 증시 기상도는 '먹구름'입니다"
○예외없는 ‘흐림’ 전망

31일 한국경제신문이 주요 증시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6월 증시 전망’ 설문에서 10명의 전문가 전원이 6월 증시에 ‘구름(약간 부정적)’이 낄 것으로 내다봤다. ‘맑음’은 긍정적, ‘구름’은 약간 부정적, ‘비’는 매우 부정적이라고 보고 증시 기상도를 전망한 결과다.

부문별로는 ‘대내외 변수’를 가장 큰 증시 위협 요인으로 꼽았다. 10명 중 6명이 대내외 변수 영향을 ‘비’에 비유했다. 그중에서도 미국 중앙은행(Fed)이 조만간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가장 우려했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6월에 금리를 올리지 않더라도 이후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예상이 신흥국 증시에 두고두고 부담이 될 것”이라며 “6월 국내 증시는 소폭 등락하면서 완만한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달 중국 A주가 MSCI 신흥국지수에 편입될 수 있다는 점도 주요 변수다. 김재홍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주식이 신흥국지수에 편입되면 순차적으로 국내 수급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외국인들의 순매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대외변수 탓에 외국인 자금 수급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웅필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해외 변수 탓에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시장 분위기를 반영하듯 ‘시장심리(센티멘트)’ 응답자 전원이 ‘구름’ 내지 ‘비’를 예상했다. 다만 한국 증시에 상장된 주요 기업의 기초체력에 대해서는 소수 의견이긴 하지만 ‘맑음’을 꼽은 전문가(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최웅필 본부장)도 있었다.

일각에서는 대외변수의 부정적 영향력을 과대 평가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안병국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6월에 부상할 각종 리스크들은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측면이 있다”며 “추가 하락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소나기는 피해야”

6월 증시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대세를 이루면서 신중한 투자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박용명 한화자산운용 에쿼티사업본부장(CIO)은 “지수 상승 기대가 크지 않아 투자하려는 업종과 종목, 펀드 선정 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어서 변동성이 크지 않은 방어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시장 방어적 성격이 강해 수익률 보전이 가능한 유틸리티와 통신업종, 달러 강세 혜택을 볼 수 있는 수출주 등이 투자할 만한 분야로 꼽혔다. SK텔레콤(한국투자증권) 한국전력(미래에셋대우) 유틸리티 관련주(대신) 등이 유망하다는 조언이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환율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출 기업을 유심히 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경기민감주와 구조조정 대상 업종은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조윤남 센터장은 “조선, 항공, 에너지 등 구조조정 이슈에 민감한 종목군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은이/김동욱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