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수술대에 오른 조선·해운주가 31일 용선료 협상 타결 기대감 등에 힘입어 모처럼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상선은 전 거래일보다 2천150원(13.56%) 급등한 1만8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용선료 인하 협상이 의미 있는 성과를 내며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에 이날 사채권자 집회에서 채무조정안이 가결됐다는 소식이 더해지며 주가를 밀어올렸다.

최근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던 현대상선은 전날까지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3거래일 만에 주가가 2배로 뛴 상태다.

거래량도 급증해 전날(696만주)의 2배에 달하는 1천198만주의 손바뀜이 일어났다.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 타결 기대감에 한진해운(29.38%)도 덩달아 급등했다.

거래량은 전 거래일(2천333만주)의 3배가 넘는 7천935만주에 달했다.

해운업계에서는 배를 빌려 쓴 해외 선주가 일부 겹쳐 현대상선이 용선료 인하에 성공해야 한진해운도 본격적으로 협상에 들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조선주도 이날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냈다.

구조조정에 대한 기대감에 개별 종목의 호재가 더해지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한진중공업은 구조조정에 대한 생존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증권사 분석에 힘입어 5.43% 상승 마감했다.

김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채권단의 지원책과 매각 가능 자산 보유, 선제적 구조조정 완료가 부각될 시기"라며 한진중공업에 대한 투자의견을 '단기매수'로 상향 조정했다.

삼성중공업(7.55%)은 '가치주 장기투자'를 내세우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템플턴자산운용이 보유 지분을 늘렸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3조원 규모의 자구안을 마련한 대우조선해양은 13.99% 급등했다.

현대미포조선(4.20%), 현대중공업(4.29%) 등 다른 조선주도 강세 대열에 합류했다.

유재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조선사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경쟁력을 상실한 중소 조선사들은 시장에서 퇴출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조선업의 업황은 부진하겠지만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구조조정의 수혜를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 연구원은 이날 조선주의 동반 강세에 대해 "구조조정에 대한 수급적 기대감일 뿐 다른 펀더멘털(기초여건) 개선 요인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선박투자사인 동북아 10·11·12·13·14호는 전날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도 장 초반 20%대 급등세를 보였다가 장중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5∼10%대 하락 마감했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hanaj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