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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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 상장한 중국 주식(ADR)들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에 편입됨에 따라 한국 증시에도 파급이 있을 전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 ADR의 MSCI 편입으로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를 보이며 수급에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외국인 순매도가 장기간 지속될 지 여부는 미국과 중국의 주요 경기 지표 결과에 달려있다는 진단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SCI는 오는 31일 중국 ADR의 2차 편입을 단행한다. 앞서 MSCI는 시장이 받을 충격을 우려해 지난해 11월30일 유통 시가총액을 절반만을 1차로 신흥국지수에 포함시켰다.

지난해 11월30일 1차 편입일 당일에만 비차익 매도로 7049억원이 출회했고, 코스피는 1.82%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2차 편입일에도 비슷한 규모의 매도 물량이 국내 증시에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흥국 지수에서 중국 증시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게 되면 그만큼 한국 증시의 비중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현대증권은 중국 ADR이 MSCI 신흥국 지수에 포함되면 MSCI 신흥국 지수 내에서 비중은 기존 23.65%에서 25.59%로 1.94%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한국의 비중은 15.38%에서 14.99%로 0.39%포인트 줄어들 것으로 봤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신흥국 지수에서 한국시장의 비중 감소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8000억원"이라며 "편입일 당일 8000억원 정도의 물량이 출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MSCI 문제에 민감한 외국인들의 매도가 쏟아질 것이란 예상이다. 지난해 11월 1차 편입일 당시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5382억원을 매도했다.

이번 2차 편입을 계기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도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대량매도가 불가피하다"며 "31일 MSCI 문제가 코스피 2차 하락의 방아쇠(트리거)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했다.

지난해 11월에 MSCI 1차 편입을 기점으로 외국인들이 장기간 순매도세를 보였고, 코스피도 1920선까지 떨어졌다. 11월 MSCI 1차 편입 이후 외국인들은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전까지 외국인은 2조9000억원을 순매도했다.

오는 14~15일 6월 FOMC가 열린다는 점에서 작년 11월과 비슷한 상황이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의 경기지표 결과에 따라 외국인 수급의 방향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경제 지표들이 호조를 보이고, 6월에 미국의 기준금리가 동결된다면 MSCI 문제로 입었던 타격을 충분히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 팀장도 "지난해에는 미국 등 글로벌 경기지표가 부진했다"며 "그러나 이번에는 글로벌 경기지표가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기지표를 주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