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의 기업공개(IPO) 선언이 잇따르는 가운데 교수들이 창업한 바이오벤처들이 코스닥 상장 문턱에서 주춤거리고 있다.

기술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바이오벤처의 특성상 해당 분야 전문가인 '교수'의 창업으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지만, 외부 요인으로 상장이 뒷걸음질 치면서 아쉬움도 커지는 모양새다.

26일 바이오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항체치료제 개발 기업 다이노나는 최근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자진 철회했다.

지난해 4월 코스닥 신규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한 지 약 1년여 만이다.

다이노나 관계자는 "자본잠식이 발생해 상장심사를 자진 철회했다"면서 "앞으로의 상장 관련 계획은 내부 검토 중이며 아직 결정된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다이노나는 저명한 면역학자인 박성회 서울대 의대 교수가 이끄는 바이오벤처로 화제를 모았다.

박 교수는 2011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당뇨병에 걸린 원숭이에게 돼지 췌도(인슐린 등의 호르몬을 분비해 체내 혈당을 조절하는 내분비선 세포의 집합체)를 이식하는 데 성공해 새로운 당뇨병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은 인물이다.

다이노나는 백혈병 치료용 항체와 장기이식 때 면역조절용 항체 개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박 교수는 다이노나의 지분 1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김진수 서울대 화학과 교수가 창업한 유전체 교정기술 기업 툴젠도 코스닥 상장에 두 번이나 실패했다.

상장 승인을 받지 못한 데에는 툴젠의 핵심기술인 3세대 유전자 가위 관련 특허가 아직 등록되지 않았다는 불확실성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툴젠의 특허는 현재 출원 단계에 있다.

유전자가위는 유전자의 특정 염기서열을 인식해 원하는 부분을 자르고, 세포 내 유전체의 특정 유전정보를 선택적으로 편집 또는 교정하는 기술이다.

이에 툴젠은 한국거래소의 상장심사 미승인 결정에 불복하는 이유서를 제출한 상황이다.

툴젠은 현재 코넥스 시장에 상장돼있다.

반면 또 다른 교수 창업 기업인 나노바이오시스는 시장의 기대보다는 늦어졌지만 코스닥 상장을 위해 준비 중이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교수 출신 김성우 대표가 창업한 나노바이오시스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검출 키트 개발로 유명세를 치렀다.

당초 시장에서는 2014년부터 코스닥 상장 하마평이 무성해 기대를 키웠으나 결국 지난해 6월 코넥스 상장으로 자본시장에 입성했다.

최근 코스닥 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다.

회사는 올해 하반기 코스닥 이전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jan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