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5월25일 오후 3시52분

하림그룹이 이달 인수하는 서울 양재동 파이시티(옛 화물터미널) 부지 가운데 3분의 2가량을 재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하림그룹 계열사 엔에스쇼핑은 최근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파이시티 부지 9만1082㎡ 중 3분의 2는 재매각하거나 임대를 위해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나머지 3분의 1 부지에는 그룹 물류단지와 연구개발(R&D)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엔에스쇼핑은 지난 20일 회사채 1800억원어치를 발행하면서 해당 신고서를 제출했다.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파이시티 인수주체인 자회사 엔바이콘이 지난 24일 시행한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엔바이콘은 지난달 28일 매각 측인 우리은행 등과 파이시티 부지를 4525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엔바이콘은 자체 보유 현금 2000억원에 엔에스쇼핑으로부터 확보한 증자 자금 1800억원 등을 더해 27일까지 대금을 치를 예정이다.

하림그룹이 파이시티 부지 일부를 재매각하면 재무 부담을 크게 덜 전망이다. 엔에스쇼핑은 회사채 발행으로 부채비율(연결 기준)이 2015년 말 34.8%에서 현재 88.7%로 배 이상 늘어났다. 지난해 팬오션을 인수한 그룹 지주회사 제일홀딩스는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상장까지 추진하고 있다.

한편 부동산 시행사 STS개발은 지난 2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우리은행 등을 상대로 ‘부동산 처분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STS개발은 지난해 8월 치러진 파이시티 매각 본입찰에서 매수자 지위를 확보했는데도 불구하고 매각 측에서 일방적으로 매각을 무효화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본입찰에는 STS개발 등 세 곳이 참여했으나 매각 측은 인수 후보자들의 자금조달 능력 미비 등을 이유로 유찰시켰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