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부과 기준, 거래 건수→금액으로 변경
리서치센터 인력충원…보고서 포털 제공 재개


한화투자증권이 지난 2월 말 여승주 대표 취임을 계기로 조직 재정비에 나서는 등 연일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주진형 전 대표가 추진했던 수수료 체계를 이전 방식으로 되돌리고, 그동안 약화된 리서치센터 기능 회복에도 집중하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오는 30일부터 주식매매 수수료 체계를 거래금액 구간별로 차등 적용하는 방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새 방식은 당일 동일 종목의 매매금액을 합산해 수수료를 책정하는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증권사가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사실상 주 전 대표 이전 상태로 복원하는 셈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주 전 대표 시절인 작년 말 고객의 주식위탁 계좌를 상담 계좌와 비상담(다이렉트) 계좌로 나누는 서비스 선택제를 도입했다.

이후 다이렉트 계좌 고객에게는 거래 건당 정액으로 수수료를 부과해 왔다.

하지만 이 방식으로는 거래대금이 적은 투자자의 수수료 부담이 가중될 수 있기 때문에 고객 이탈과 영업기반 훼손을 우려하는 임직원들의 반발이 컸다.

실제로 이 방식이 적용된 후 고객 이탈이 현실화하자 서비스 선택제의 틀은 유지하면서 수수료 부과 기준을 이전으로 되돌리기로 한 것이다.

여 대표는 주 전 대표가 서비스 선택제 도입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며 이원화한 컨설팅·다이렉트 조직을 지난달 초 도로 자산관리(WM)지원실로 통합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결국 서비스 선택제 폐지로 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회사 측은 "종전 수수료 체계에 대한 고객의 불만이 커지면서 이탈이 잇따랐다"며 "이번 수수료 체계 개선은 고객 만족도 제고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투자증권은 또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를 비롯한 증권 관련 포털 사이트에 분석보고서를 다시 제공해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고객은 물론 투자자들이 더 쉽게 보고서에 접근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다.

주 전 대표는 "(국내 증권사 보고서는) 질이 형편없다"며 포털 업체에 증권사 보고서를 무료 제공하는 관행을 비판했었다.

주 전 대표는 재임 당시 외부 업체에 자사 보고서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중단하고 대신 매도 리포트 확대, 편집국 도입 등을 추구했다.

하지만 리서치센터 인력이 준 데 따른 경쟁력 약화로 그가 주장한 내용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여 대표는 이런 점을 고려해 리서치센터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1세대 채권 애널리스트'인 김일구 투자전략팀장을 리서치센터장으로 임명한 데 이어 분야별 인력 강화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유화·에너지, 방산·기계, 건설·유통, 금융 등 4개 부문에서 한화그룹 계열사 1∼3년차 직원을 대상으로 보조 연구원(RA) 모집에 나서기도 했다.

여 대표는 조직을 먼저 추스른 뒤 실적 개선에 힘을 쏟을 방침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주가연계증권(ELS) 운용 부실 여파로 작년에 적자로 전환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91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hanaj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