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액면가(1만원) 대비 반 토막 났던 한진해운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가격이 9000원대를 회복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진해운이 2013년 5월23일 발행한 BW(한진해운78)는 이날 장내 채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액면가 1만원당 600원 오른 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내 채권시장은 개인투자자들이 주로 거래하는 곳이다. 거래량은 전 거래일(1억5000만원어치)보다 두 배가량 많은 3억5000만원어치였다.

이 BW 가격은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채권단의 기업 공동관리)을 신청한 지난달 25일 4200원까지 떨어졌으나 약 한 달 만에 114% 급등했다.

한진해운은 지난 19일 비협약 사채권자 집회를 열고 한진해운78의 만기(조기 상환일)를 이달 23일에서 9월23일로 4개월 연장하는 데 성공했다. 사채권자는 만기를 연장해주는 대가로 보유한 채권을 한진해운 보통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았다. 주식 교환가는 교환이 실제 이뤄질 때 주가로 결정된다.

이날 한진해운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81% 하락한 1905원에 마감했다. 현 주가 수준이 교환 당일까지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BW 액면가 1만원당 5주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교환일은 내달 22~24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증권사 채권 판매 담당자는 “이날 한진해운78을 산 투자자는 액면가 1만원당 1000원가량의 수익을 챙기는 셈”이라고 말했다.

채권시장에서는 다음달 27일 만기가 돌아오는 1900억원어치 회사채(한진해운71-2)도 사채권자 집회에서 만기 연장안이 가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