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외환 거래시간 7월부터 30분 연장
주식·외환시장 거래 시간이 7월1일부터 30분 연장된다. 한국거래소는 거래 시간이 늘면 증시 유동성이 확대되고 해외 증시와의 시차를 줄여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주식시장 접근이 쉬워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주요 증권사와 관련 기관에 7월부터 주식거래 마감 시간을 오후 3시에서 오후 3시30분으로 늦춘다고 통보했다. 거래소 고위관계자는 “주요 증권사 사장과 논의해 만장일치 동의를 받았다”며 “거래 시간 연장에 필요한 시스템 변경은 마무리된 상태”라고 말했다.

거래 시간 연장의 걸림돌로 지목된 주요 증권사 노조와의 협상도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근무시간이 늘어난다는 이유에서 증권사 노조가 반대하고 있지만 2000년 점심시간 휴장(1시간) 폐지 때만큼 반발이 심하지는 않다”고 전했다. 주식 거래 시간 연장 방안은 금융위원회 승인을 거쳐 확정된다.

주식·외환 거래시간 7월부터 30분 연장
주식 거래 시간 변경에 맞춰 외환 거래 시간도 7월부터 연장된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17일 “주식시장 거래 시간 연장 조치에 맞춰 외환시장 거래 시간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주식 거래 시간 연장은 5년 가까이 ‘박스권(코스피지수 1800~2050)’에 갇힌 주식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추진됐다. 지난해부터 적극적으로 추진한 황제주 액면 분할이나 주가 상·하한폭 확대 등에 이은 부양책의 일환이다.

국내 주식시장의 매매 거래 시간은 6시간(오전 9시~오후 3시)으로 싱가포르(8시간)나 독일·영국·프랑스(8시간30분), 미국(6시간30분) 등에 비해 짧다. 투자자의 매매 기회를 제약하고 새로운 정보 반영을 지연시켜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많았다.

거래 시간이 길어질수록 주식시장 거래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도 높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5조4000억원. 거래 시간이 30분 늘어나면 산술적으로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4500억원(연 100조원)가량 증가할 수 있다. 2011년 3월 거래 시간을 연장한 홍콩의 거래대금이 연장 전 한 달간보다 45% 늘었고 싱가포르와 인도도 거래 시간 연장조치 한 달 뒤 거래대금이 이전에 비해 각각 41%, 17% 증가하는 효과를 본 사례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중견 증권사의 한 사장은 “거래 시간이 8% 늘어나면 거래대금도 최소 5% 이상은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보다 장 마감 시간이 늦은 중국 시장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도 거래 시간 연장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중국 상하이증시 및 홍콩증시와 코스피지수의 상관관계는 지난해 0.75에 달했다”며 “중국과 연동되는 파생상품 거래 등이 계속 늘고 있기 때문에 중국 쪽과 시간을 맞출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최만수/김익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