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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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에는 팔고 떠나라'(셀인메이). 미국 증시에서 통계적으로 나온 계절적인 수익률 차이를 바탕으로 한 말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도 불안한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며 주식 비중 확대에는 조심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5~6월 국내 증시는 대내외 이벤트에 따른 관망심리가 지속, 박스권 내 기간조정을 보일 수 있다는 예상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날까지 코스피지수는 9거래일 중 6일 동안 하락세를 나타냈다. 지난달 2020선을 뚫으며 연중최고점을 갈아치웠던 지수는 어느새 1960선으로 내려왔다.

5월에는 팔고 떠나라는 격언처럼 실제로 이달 들어 한국과 미국 등 글로벌 증시는 상대적으로 저조한 수익률을 나타냈다. 최근 5년간은 5~8월에 글로벌 이벤트에 따른 악재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이다.

임상국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G2) 경기 부진, 중국 A주와 주식예탁증서(ADR)의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지수 편입 여부,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경계감, 외국인 수급 우려 등이 지수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며 "6월 말까지 다양한 대외 이벤트가 이어지면서 수급 불균형 양상이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1분기 기업 실적 발표가 마무리된 상황에서 국내 증시의 대외적인 환경은 부정적인 쪽으로 기울고 있다.

김진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실물지표 부진에 따른 경기 기대감 약화와 이달 말 예정된 중국 주식의 MSCI 편입 이슈 등이 증시 교란요인이 돼 투자자들의 관망세를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수급과 관련해서 중국 ADR의 MSCI 추가 편입과 중국 A주의 MSCI 신흥시장(EM) 지수 부분 편입 가능성은 최대 불안요인으로 꼽힌다.

이달 말 해외 증시에 상장된 중국 주식예탁증서(ADR)의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 지수 편입 완료에 따른 영향은 IT와 자동차 대표주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단기 매도 규모는 9000억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ADR 추가 편입의 영향으로 국내 시장에서 외국인의 자금 이탈 규모는 90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삼성전자우·NAVER 등 IT와 현대차·현대모비스 등 자동차 대표주에 집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A주의 MSCI 부분 편입에 대해서 김용구 연구원은 "이번에 편입될 가능성을 60% 이상으로 본다"며 "최초 5% 부분 편입시 국내 수급 충격은 4000억원 수준, 향후 100% 완전 편입 시에는 6조3000억원의 외국인 자금 이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시장의 방향성보다는 상승동력(모멘텀)을 보유한 개별 종목이나 선진국 중심의 해외 상장지수펀드(ETF) 등 투자대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들도 나온다.

김진영 연구원은 "전략적인 면에서 시세 연속성이 나타나기 어려운 시점임을 감안, 단기적으로 가격 이점을 보유한 업종·종목에 대한 관심이 적절한 시점"이라며 "최근 3개월 주당순이익(EPS) 추정치가 개선된 화학, 상업서비스, 운송, 음식료 및 담배, 의료, 보험, 디스플레이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화 약세(환율 상승) 가능성에 대비한 해외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도 대안으로 점쳐진다. 김도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세적인 원화 약세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 달러화와 다양한 통화로 구성된 자산에 투자하는 해외 ETF에 주목했다.

그는 "해외 ETF 중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을 추구하는 아이셰어 코어 모더레이트 올로케이션(iShare core moderate allocation)은 중위험·중수익 수준의 ETF로 전체 자산 중 58%는 미국 달러화 표시 자산에, 대부분은 선진국 자산에 투자한다"며 "효율적으로 원화가치 하락의 위험을 피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한 자산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민하 한경닷컴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