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5월15일 오후 3시40분

[마켓인사이트] 대한항공, ABS 7000억 발행…'유동성 불안' 진화 나선다
대한항공이 미래에 발생할 수익을 기초자산으로 대규모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을 추진한다. 저유가로 항공산업 전망이 밝은 시점에 최대한 많은 현금을 끌어모아 유동성 불안 우려를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르면 이달 중 최소 7000억원의 ABS를 발행하기 위해 주요 증권사들에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기초자산은 항공권 판매를 위탁한 여행사들로부터 받을 현금 매출채권(장래매출채권)이다. 여행사들이 항공권을 위탁판매한 뒤 대한항공에 납입하는 매출채권은 연 1조원가량으로 추산된다.

대한항공은 만기를 최대 5년까지 다양하게 발행할 예정이다. ABS 신용등급은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인 ‘BBB+(부정적)’보다 2단계 높은 ‘A’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사들이 장래매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ABS는 상환 안전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항공사의 자체 신용등급보다 높은 등급을 받는다.

대한항공이 ABS 발행에 나선 것은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등 차입금 상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말 별도재무제표 기준 총차입금은 15조3924억원이며 올 한해 만기도래 차입금은 5조1601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회사채는 1조2142억원으로 이미 갚은 5000억여원 외에 연말까지 6700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859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금융비용 부담 과다 등으로 3년째 순손실을 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계열사인 한진해운 부실화와 신용등급 강등 탓에 그동안 외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난 2월 발행한 한진해운 영구채 2200억원을 인수한 것도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신청으로 원금을 모두 건지기가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번 ABS 발행금리는 FN자산평가 등 국내 채권평가사들이 시가평가한 A 등급 회사채보다 다소 높은 수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 부실을 의식한 투자자들이 같은 신용등급 다른 회사채들에 비해 2%포인트 이상 높은 가산금리를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기열/이태호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