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를 맞아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에 들어간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회사채에 투기성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특히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회사채를 중심으로 가격이 급등락하는 '폭탄 돌리기' 양상이 나타나 금융당국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만기가 내달 27일인 '한진해운71-2' 회사채(액면 1만원)는 자율협약이 신청된 지난달 25일 장내 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1천557원 빠진 4천242원까지 급락했다가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타 이달 13일 5천140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주 상승세가 두드러져 주초인 9일 4천515원에서 13일까지 13.8% 올랐다.

7월 7일 만기인 '현대상선 177-2'는 지난달 25일 4천450원에서 이달 11일 5천850원까지 치솟았다가 이후 하락해 13일 5천530원을 기록했다.

일부 한진해운 회사채는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 신청 직전의 가격을 웃돌고 있다.

한진해운이 2012년 6월 발행한 5년 만기 회사채(한진해운76-2)는 지난달 25일 자율협약 신청 여파로 4천130원까지 떨어졌다가 이달 13일 5천132원까지 올랐다.

현재 가격은 자율협약 신청 직전 가격(5천51원)보다 높다.

내년 5월 만기인 신주인수권부사채(BW) '한진해운78'도 자율협약 신청 직전 5천812원에서 4천200원까지 폭락했다가 현재 7천649원으로 반등했다.

투기등급인 이들 회사채 값이 오르는 것은 투기적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회사가 자율협약에 실패해 법정관리로 들어가면 원금 회복이 어려운 상황을 맞을 수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최근 구조조정 대상 기업 회사채 중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회사채 가격이 급등하는 양상을 보여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매수세에는 일반 개인보다 전문적인 투자자가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일반 투자자에게 위험성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면 경보발령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과거 동양그룹 사태처럼 증권사 창구에서 위험성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불완전 판매가 이뤄졌는지 알아보기 위해 전수조사에 들어갔지만 일단 그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bana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