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구속에도 상한가 간 신후…중국 테마주 '위험한 불꽃놀이'
‘마지막 불꽃놀이’ ‘급등 열차의 막차를 타 보자’….

코스닥 상장사 신후의 주주게시판에는 최근 투자를 부추기는 주주들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 10일과 11일 이틀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12일에도 장중 22%대까지 치솟는 등 급등락을 거듭하다가 소폭 상승세로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회사 대표가 횡령과 유상증자 가장 납입 등의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는 등 대형 악재들이 무색해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대표가 구속됐지만 사실상 무혐의”라는 근거 없는 주장까지 나왔다.

그러나 지난 11일 장 마감 직후 나온 것은 또 다른 악재였다. 이날 신후는 “중국과 합자법인 설립을 위한 투자약정 조건으로 에너지 저장장치 시제품을 제출했으나 검사기관으로부터 평가가 불가한 시제품이라고 통보받았다”며 법인 설립이 무산됐다고 공시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9월20일 중국 단둥 동발그룹주식, 훙룬 로봇과학기술유한공사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에너지 저장장치 제조를 위한 중국 현지 합자회사를 세운다고 밝힌 바 있다.

신후의 이 같은 행보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중국 시장 진출을 목표로 국내 화장품 업체 인수 추진을 선언한 이 회사는 투자자들이 좋아할 만한 ‘중국 테마’를 끊임없이 내놨다. 중국 자금 유치를 추진하는 한편 중국인 이사도 선임했다. 1000원대에서 머무르던 주가는 한때 1만3000원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올해 1월 말 돌연 화장품 업체 인수를 취소한 데 이어 희망의 지푸라기였던 합자법인 설립도 무산됐다.

신후는 지난해 주식시장 최대 이슈였던 ‘중국 테마주’ 단편을 여실히 보여 준다. 엠제이비, 엔에스브이, 현진소재, 제이앤유글로벌, 용현BM 등 먼저 ‘중국 테마주’를 자처했던 10여곳은 올 들어 상장이 폐지됐거나 거래가 정지됐다. ‘왜 진작 발을 빼지 않았을까’라며 후회하는 개미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

‘테마주 열풍’에 편승해 호재성 공시를 남발하는 기업도 문제가 있지만, 단기 차익을 좇는 투자자들도 현명한 판단을 해야 할 시점이다. ‘마지막 불꽃놀이’에 초가삼간을 다 태울지도 모를 일이다.

정소람 증권부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