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군 겹치는 LG생건 최대 수혜주 부각…유한양행·보락 ↑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최대 가해기업으로 지목된 옥시의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빠르게 확산하자 경쟁업체들의 주가가 반사이익 기대감에 강세다.

11일 금융투자업계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옥시 제품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증권시장에서도 옥시 제품을 대체하는 경쟁 품목들이 부각되고 있다.

옥시가 국내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표백제 '옥시크린', 섬유유연제 '쉐리', 제습제 '물먹는 하마', 세정제 '데톨' 등이 대표적이다.

옥시의 주력 제품인 세탁표백제와 욕실·주방용품과 비슷한 상품군을 보유한 LG생활건강이 최대 수혜주로 떠오른 가운데 유한양행, 보락, 유니더스 등의 반사이익이 점쳐지고 있다.

이에 LG생활건강은 최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이날 종가는 가격 부담 등으로 2.10% 하락 반전한 102만8천원으로 마감했지만 지난 9일에는 장중 107만6천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 같은 강세에는 한류 열풍에 힘입은 실적 개선 기대감에 옥시 불매운동에 대한 반사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온라인 쇼핑사이트 티몬에 따르면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1일까지 보름간 옥시 '파워크린'과 '옥시크린'의 매출은 각각 49%, 25% 급감한 반면 경쟁 제품인 LG생활건강의 '테크'와 '슈퍼타이'는 10%, 41% 늘어났다.

식품첨가물 및 원료의약품 제조업체 보락은 이날 주가가 5.60% 오르며 사흘 연속 급등세를 이어갔다.

이 회사는 LG생활건강 등에 납품한다는 점 등이 부각되면서 이달 들어서만 62.83% 급등했다.

청소용품 '옥시싹싹'의 대체 상품인 '유한락스'를 제조하는 유한양행도 같은 기간 3.77% 올랐다.

옥시의 계열사 듀렉스코리아가 새로 나온 콘돔 마케팅에 차질을 빚으며 국내 콘돔 제조업체 유니더스가 주목받기도 했다.

일반 소비자의 불매운동뿐 아니라 마트·온라인쇼핑몰 등 주요 유통업체들도 옥시 제품 판매를 중단하거나 취급 규모를 줄이고 있어 반사 효과 기대감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옥시는 수십명의 사망자를 낸 PHMG인산염 성분의 가습기 살균제를 2001년부터 제조·판매하는 과정에서 유해 가능성을 지적한 전문가들의 경고를 무시했으며, 원인미상 폐질환의 원인으로 가습기 살균제를 지목한 보건당국의 조사 결과를 반박하는 보고서까지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sj99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