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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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이후 안정적인 상승세를 보이던 한국 증시가 이달 들어 다시 하락세로 전환했다. 중국의 4월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는 분석이다. 앞으로도 중국의 경제지표에 지수가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오전 11시14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9.37포인트(0.47%) 하락한 1973.13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14일 이후 보름간 지켜왔던 2000선을 뺏기자마자, 3월 초 수준으로 회귀한 것이다.

특히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의 매수세가 눈에 띄게 약해졌다. 이달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일평균 330억원으로 지수 2000선을 유지했던 4월14~28일의 일평균 1473억원에서 22% 수준으로 감소했다.

월초 공개된 중국의 4월 수출과 수입이 예상보다 크게 감소했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예상치와 전월치를 모두 밑돌며 경기 회복 기대감이 낮아진 탓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는 하반기로 이연될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시점에서는 미국보다 중국 변수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5월 초 발표된 제조업 PMI와 무역지표가 중국의 경기 불안을 심화시키는 데 일조했다면, 이번주 발표될 경제지표는 위축 심리를 해소시킬 방아쇠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지표 개선이 확인된다면 투자 심리는 긍정적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은 이번주에 외국인직접투자 신규위안대출 사회융자총액 통화공급 광공업생산 소매판매 고정자산투자 등의 경제지표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중 중국에 대한 외국인의 시각을 볼 수 있는 외국인직접투자, 올해 양회에서 발표된 통화완화와 재정지출 시행 여부와 관련이 있는 총통화공급(M2) 및 고정자산투자를 주의깊게 보라는 주문이다.

현재 진행 중인 중국의 구조조정 역시 경기 위협 요인이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단기적으로 경기가 둔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중국 정부가 좀비기업의 정리를 핵심정책으로 내세운 만큼 구조조정 이슈는 앞으로도 지속될 수밖에 없다.

중국의 올해 역내 채권시장 채무불이행(디폴트) 기업수는 이미 지난해 전체 숫자에 육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의 디폴트 기업 정리능력에 의문을 갖는 시선도 늘어나고 있다.

구자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능력과 중국 은행권이 가진 가격 자금 여유, 대외 순자산 규모를 고려할 때 단기간에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부채의 심각성에 대한 경고 수위가 높아지는 만큼 경각심을 유지할 필요는 있다는 판단이다.

앞으로의 시장 접근은 이달 낙폭이 컸던 에너지와 소재 등 경기민감주에 관심을 가지라는 조언이다.

김 연구원은 "에너지와 소재 등 경기민감주의 약세는 실적보다는 거시환경 변화에 따른 것"이라며 "1분기 실적이 나쁘지 않았던 만큼 이번 조정은 저가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