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제과가 허니버터칩의 성공을 등에 업고 11일 증시에 상장된다.

옛 해태제과가 유동성 위기로 2001년 11월 상장폐지된 지 15년 만에 증시에 복귀하는 셈이다.

증시 재입성의 일등공신은 역시 허니버터칩이다.

그리고 허니버터칩으로 해태제과의 부활을 이끈 주역으로는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의 사위인 신정훈 해태제과 대표이사가 꼽힌다.

해태제과를 보유한 크라운제과는 지난 2012년에도 해태제과의 상장을 준비했으나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아 보류했다.

이후 허니버터칩의 '대박'에 힘입어 지난해 실적이 크게 개선되자 상장을 재추진했다.

출시 첫해인 2014년 110억원이던 허니버터칩 매출은 지난해 523억원으로 늘었다.

이로 인해 지난해 해태제과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469억원으로 전년(246억원)보다 90.7%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170억원으로 295.1% 뛰었다.

증시 상장에 앞서 10일 해태제과는 허니버터칩 신규 공장을 준공했다.

강원도 원주시 문막읍에 일본 가루비사와 공동으로 투자해 만든 허니버터칩 제2공장이다.

제2공장 완공으로 허니버터칩 생산량은 기존 하루 1만5천박스에서 3만박스로 늘어난다.

전량 판매되면 허니버터칩은 생산량이 월 75억원에서 150억원 규모로 증가해, 연매출 1천8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브랜드가 된다.

허니버터칩은 달콤한 감자칩이라는 아이디어부터 제품명까지 신 대표의 손을 거쳐 나왔다고 해태제과는 설명한다.

신 대표는 허니버터칩으로 감자칩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던 해태제과를 강자로 변모시켰고, 허니버터칩에 이어 과일맛 감자칩을 내놓은 등 연이어 파격을 선보였다.

허니버터칩의 성공 비결을 담은 책을 출간하기도 한 그는 "고정관념을 떨쳐내려면 먼저 기존의 관점에서 벗어나야 했다"며 "짠맛뿐인 감자칩에서 왜 감자칩은 짜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졌다"고 소개했다.

이런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허니버터칩은 품귀현상을 빚으며 대히트를 기록했다.

신 대표는 해태제과의 기업문화도 바꿨다.

그는 매월 책 1권을 지정하고 직원들과 토론 자리를 갖는다.

경영서적 외에 '식객', '미스터초밥왕' 등 만화책도 선정된다.

이 외에도 직원들과 한강을 걷는 트래킹 행사 등을 마련하는 등 소통을 강화하며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사기를 끌어올렸다.

상장 이후 증시에서 해태제과의 미래 역시 허니버터칩의 실적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생산량을 대폭 늘린 이후 판매가 부진하면 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해태제과는 완판을 자신하고 있고, 일각에서는 제2의 꼬꼬면 사태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