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가 유전자 재조합 B형 간염 면역글로불린(항체 작용을 하는 단백질) 임상 중간결과를 발표하고, 세계 최초 상용화 가능성을 확인했다.

녹십자는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제22회 세계간이식학회에서 런천 심포지엄을 열고, 유전자 재조합 B형 간염 항체치료제 'GC1102'의 임상 중간결과를 발표했다고 9일 밝혔다.

GC1102는 B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로 구성된 바이오 신약이다. 기존 혈장 유래 제품에 비해 순도가 높고 B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중화 능력이 뛰어나다는 설명이다. 2013년에는 기존 혈장 유래 제품보다 안전성 및 효능, 편의성 등이 크게 개선될 것이 인정돼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국(EMA)으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았다.

녹십자는 2014년부터 B형 간염을 기저질환으로 하는 간이식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다. 간이식 수술 후 B형 간염의 재발을 예방하기 위한 이 신약의 유효성과 적정 용량을 탐색하는 시험이다.

임상 총책임자인 송기원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이번 임상에서 투여 용량을 달리한 두 시험군 모두 28주 동안 B형 간염 재발건이 없었다"며 "기존 혈장 유래에서 유전자재조합 방식 B형 간염 항체치료제 시대로의 전환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지난해 발표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약 2억4000만명의 만성 B형 간염 환자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많은 환자들이 간경변 내지 간암으로 발전해 간이식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중국은 1억명 이상의 만성 B형 간염 환자가 있어, 앞으로 간이식의 증가와 함께 B형 간염 면역글로불린의 수요 또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대우 녹십자 전무는 "GC1102의 개발 속도가 관련 약물 중 가장 빠르기 때문에 세계 최초의 유전자재조합 B형 간염 면역글로불린 제제가 될 가능성 높다"며 "이 약물이 상용화 되면 기존 원료 혈장의 제한적 수급 문제의 해결 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이 기대된다"고 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