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로 매각 예정인 현대증권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 체크카드 사업에서 돋보이는 실적을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회사 구성원들이 새 주인이 될 KB금융지주에 ‘눈도장’을 찍기 위해 공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의 ISA 가입 고객은 지난 3일 기준 1만9606명으로 증권사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ISA 누적 판매액 역시 증권사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 기준으로 증권사 ISA의 1인당 평균 판매금액이 259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증권 판매액은 494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연 5%의 이자를 주는 환매조건부채권(RP) 등을 ‘미끼상품’으로 내걸고 ISA 신탁형 수수료도 무료로 책정한 것이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현대증권이 자체 개발해 2014년 2월에 내놓은 체크카드 ‘에이블(able) 카드’ 발급 실적도 눈길을 끈다. 이 체크카드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30만장 이상 발급됐다. 올해 초 다양한 카드 포인트 혜택을 제공하는 ‘에이블 시럽(able Syrup) 카드’가 호평을 받으면서 발급량이 급증했다.

현대증권이 직원들에게 ISA와 카드 할당량을 과도하게 책정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구조조정 수술대에 오르지 않으려면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는 절박함이 ‘불꽃 영업’으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KB금융지주는 지난달 현대증권 인수를 위한 ‘통합(PMI)기획단’을 구성, 회사 내부를 샅샅이 훑어보고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