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상장 ETF '열풍'…개인투자 연 4조로 급증
자산가 사이에 해외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열풍이 불고 있다. 국내 ETF 투자와 달리 매매차익에 대한 금융소득종합과세를 피할 수 있는 데다 투자상품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ETF는 개별 종목이 아니라 지역, 자산, 업종 등에 폭넓게 투자하는 상품이다.

6일 해외 주식 거래가 많은 7개 증권사(삼성 신한금융투자 키움 한국투자 NH투자 유안타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지난해 이들 증권사 개인고객이 사고판 해외 주식은 전년(4조6109억원)의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난 11조7672억원이었다. 업계는 이 가운데 30%가 넘는 4조원 안팎이 ETF 거래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키움증권은 전체 해외 주식 거래 대금 가운데 ETF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4년 23%에 머물렀지만 지난해엔 44%까지 늘어났다. 이 같은 흐름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이용훈 신한금융투자 해외주식팀장은 “표준화된 펀드와 개별 종목 직접투자의 장점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해외에 상장된 ETF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세금에 민감한 고액 자산가가 해외 ETF 거래를 부쩍 늘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투자수익이 금융소득종합과세 산정에서 빠지기 때문이다. 최고 세율 41.8%인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해외 ETF 투자로 돈을 벌면 수익의 22%만 분류과세로 내면 된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