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서 채권으로 이동하는 투자자들
코스피지수가 단기 고점(4월21일 2022.10)보다 50포인트가량 하향 조정을 받았음에도 불구, 펀드 투자자들은 보수적인 시각을 거두지 않고 있다.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을 빼 현금화하거나 채권형 펀드로 움직이려는 경향이 뚜렷하다. 연휴 이후 증시가 조정받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얘기다.

6일 펀드 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2조2783억원으로 나타났다. 지수가 낮을 때 펀드에 가입했던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매물은 꾸준히 쌓이고 있는 반면 새로 펀드에 가입하는 수요는 많지 않다는 분석이다. 유가증권시장 기준으로 자산운용사 창구에선 4월15일부터 지난 3일까지 13거래일 연속으로 ‘팔자’ 주문이 쏟아졌다. 연휴 직전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4일은 매수 우위였지만 순매수액 규모가 183억원으로 많지 않았다.

약세장을 확신해 지수와 역방향으로 움직이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들이는 투자자들도 많다. 최근 한 달간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ETF는 코스피200 지수와 거꾸로 움직이는 ‘삼성KODEX인버스’로 2440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실적과 자산에 비해 주가가 싼 대형주들이 주도하는 장세가 일단락되면서 쉬어가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중소형주들의 반등 움직임이 뚜렷하게 나타나기 전까지는 수급 면에서 어려운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식형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채권형 펀드와 머니마켓펀드(MMF)로 움직이고 있다. 최근 한 달간 국내 채권형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8878억원이다. ‘삼성코리아단기채’(3507억원 유입)처럼 사실상 원금이 보장되는 단기채권 상품으로 자금이 집중됐다. 법인과 거액 자산가들이 단기 자금을 저장소로 활용하는 MMF에도 같은 기간 3조9929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