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가 4년 만에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올 들어 주가가 급락하고 공매도 물량까지 몰리자 대응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오뚜기는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1.99% 오른 87만1000원에 마감했다.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전날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힌 것이 주가를 밀어올렸다는 평가다. 오뚜기는 주가 부양을 목적으로 100억원어치 주식을 지난 3일부터 오는 11월3일까지 매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 회사가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것은 2012년 4월6일 이후 처음이다.

오뚜기 주가는 올 들어 이날까지 28.89% 하락했고 일명 ‘황제주’(주가 100만원 이상 고액주) 리스트에서도 밀려났다.

주가 하락은 ‘고평가 논란’에서 비롯됐다. 이 회사의 작년 말 주가수익비율(PER)은 40.34배로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평균(13.5배)은 물론 식음료주 평균(31.12배)보다도 높았다. 올 들어 실적 향상 폭이 줄어든 것도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 회사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404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94%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공매도 물량도 주가의 발목을 잡은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한 달 새(4월1일~5월3일) 오뚜기의 공매도 비중(공매도 거래량/주식 거래량)은 19.5%로 유가증권시장 종목 가운데 다섯 번째로 높았다.

이번 자사주 매입 규모는 시가총액의 0.3% 정도다. 주가에 미칠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그래서 나온다. 오뚜기 관계자는 “자사주 추가 매입 등 주주 친화 방안이 더 잡혀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