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공시로 주가 띄우고 회삿돈 횡령
‘중국 테마주’는 지난해 코스닥시장에서 가장 주목받았다. 상장기업이 중국 자본을 유치하거나 중국 시장에 진출한다는 소식은 주가 급등 ‘보증수표’로 통했다. 가격제한폭이 30%로 확대됐는데도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는 중국 테마주가 한둘이 아니었다. 코스닥 신발 제조업체 신후도 그중 하나였다. 검찰은 신후를 시작으로 ‘중국 테마주’를 둘러싼 각종 금융·증권 범죄로 수사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중국發 호재에 ‘묻지마 급등’

검찰이 현 대표이사를 구속한 신후는 만년 적자 회사였다. 하지만 지난해 10월16일 중국 시장 진출을 목표로 국내 소형 화장품업체 로얄그리인코리아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관심이 집중됐다. 매출 1억원에 불과한 화장품 회사였지만 지분 인수를 공시하면서 상한가 행진이 시작됐다. 주가는 1900원대에서 열흘 만에 1만3000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중국 자금 유치를 병행했고, 중국인 이사도 두 명 선임했다.

하지만 올해 1월 말 신후는 화장품업체 인수를 돌연 취소했다. 회사가 내놓은 청사진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남부지방검찰청은 구속한 이모 신후 대표가 중국사업뿐 아니라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법인자산 관련 등 사업보고서를 수시로 허위 공시한 것으로 보고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이 대표는 2014년 사채 자금을 끌어다 쓰면서 100억원대 유상증자를 성공한 것처럼 공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2014~2015년에는 특정 업체와 거래한 것처럼 꾸며 16억원 상당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주는 방식으로 세금을 포탈한 혐의가 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중국 테마주’에 물린 투자자들

시장에선 ‘중국 테마주’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신후와 비슷하게 중국 진출 재료로 주가가 일시적으로 급등한 코스닥 기업이 하나둘씩 곪아터지고 있다. 중국 면세점 진출을 선언한 엔에스브이는 회계법인의 감사의견 거절로 현재 거래정지 상태다.

엠제이비도 중국 내 핀테크사업 진출 목적으로 중국 국영투자기관으로부터 1000만달러를 유치했다고 공시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하지만 유상증자는 예정대로 이뤄지지 않고 회계법인이 감사의견을 거절하면서 상장폐지 위기에 몰려 있다.

검찰 관계자는 “허위사업 공시 등으로 주가를 띄우면서 뒤로는 회삿돈을 횡령하거나 부당이익을 취해 자기 배를 불리는 ‘기업사냥꾼’이 많다”며 “불법행위를 면밀히 조사해 처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심은지/정소람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