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는 조선사의 주가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조조정으로 기업 정상화와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가 생겨나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불안요인도 적지 않아서다. 전문가들은 구조조정 자체보다는 근본적인 업황 회복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2일 삼성중공업은 전 거래일보다 5.61% 떨어진 1만100원에 장을 마쳤다. 현대중공업은 4.31%, 대우조선해양 1.63%, 현대미포조선도 1.23% 각각 하락했다. 본격적인 구조조정 돌입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가가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조선업종 투자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자금 지원은 조선업체들에 긍정적일 수 있지만 자체 경쟁력 확보와 업황 회복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조병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조선 신규 수주가 급감해 고정비 부담이 커질 우려가 크다”며 “신규 수주가 본격화되기까지 펀더멘털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계 대형 3사 합산 수주잔액은 2월 말 기준 1220억달러로 2011년 이후 가장 적다. 지난 1~3월 누적 발주량은 전년 동기보다 71% 감소했다.

조선업계가 구조조정을 거쳐 정상화되고 수익성이 개선되면 주가 역시 큰 폭으로 오를 수 있지만 그때까지 시간이 꽤 걸릴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일본은 1970~1980년대 두 차례에 거쳐 강도높은 조선업 구조조정을 했지만 조선업종 주가는 한동안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했다.

글로벌 조선 발주량이 급격하게 늘어난 2000년대 후반에 들어서야 일본 조선업체들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