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5월2일 오후 3시30분

대주주도 황당했던 총선테마주
보안장비 제조회사 하이트론씨스템즈 2대주주인 ‘슈퍼개미’ 한세희 씨(사진)가 다시 지분 매도에 나섰다. 자신 때문에 회사가 ‘김무성 테마주’에서 ‘안철수 테마주’로 돌변해 주가가 급등하는 등 불안한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씨는 지난달 20~21일 하이트론 보유주식 7만6704주를 6억6612만원에 장내 매도했다. 그의 지분율은 21.47%에서 20.08%로 떨어졌다.

대주주도 황당했던 총선테마주
한씨는 경영권 참여 목적으로 회사 지분 24.48%를 보유하던 중 지난해 12월 보유목적을 단순투자로 변경하고 지분 3.01%를 팔았다. 이후 추가 매도 시기를 엿보다가 5개월 만에 다시 지분 매각에 나섰다.

한씨가 지난달 매도한 가격은 주당 7973~8950원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주당 9370원에 팔았다. 지난 1월 하이트론이 ‘안철수 테마주’로 부각되며 장중 한때 1만2950원까지 치솟았을 때는 팔지 않았다.

하이트론은 한씨의 아버지인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가 지난 1월 초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로부터 창당준비위원장직을 제안받았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급등했다. 1월6일부터 8일까지 3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까진 이 회사 길대호 회장이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와 같은 고등학교 및 대학 출신이라는 이유로 ‘김무성 테마주’로 분류되던 종목이었다.

한씨는 “회사 경영진과 불편한 관계였는데 아버지 때문에 하이트론이 갑자기 ‘안철수 테마주’가 돼서 황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주가가 급등했지만 아버지께 누를 끼칠 것 같아 주식을 팔지 못하고 있다가 총선이 끝나면서 다시 매각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한씨는 2011년 하이트론 2대주주로 올라선 뒤 지속적으로 회사 대표와의 면담을 요구하고 다른 업체와의 사업협력 등 경영 제안을 했다. 그러나 대표와 만나지 못한 채 회사 측으로부터 “지분을 팔고 떠나달라”는 요청만 받았다. 회사는 2013년 당기순손실을 낸 뒤 지난해까지 매년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한씨와 관련해선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하이트론은 이날 3.94% 오른 7650원으로 장을 마쳤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