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물 월간 기준 2년5개월 만에 최대 급등

중국 국채 금리가 급등해 채권시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일 보도했다.

거래의 기준인 5년물 국채 금리는 4월 초 2.47%였으나 4월 말에는 2.8%로 뛰었다.

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며 상승폭으로는 채권 금리가 랠리를 개시한 2013년 11월 이래 월간 기준으로는 최대다.

국채 금리가 급등한 것은 기업의 디폴트(채무 불이행)와 과도한 차입에 대한 우려와 추가 금융완화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채권시장 투자자들의 의욕을 꺾은 탓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중국 국유기업들의 잇따른 디폴트 혹은 기술적 디폴트에 주목해왔다.

지난달 국유기업 2곳이 예정된 회사채 상환을 이행하지 못했고, 또다른 국유기업은 이달로 예정된 상환을 맞추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자사 회사채의 거래를 중단시켰다.

중국 국채 금리와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의 회사채 스프레드(금리차)는 현재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가리키고 있다.

이처럼 분위기가 냉각된 탓에 지난달의 회사채 발행 물량은 3월에 비해 절반 수준인 6천410억 위안에 그친 것으로 밝혀졌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그러나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연쇄 디폴트가 패닉을 초래할 위험성을 낮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도이체방크 중국시장부장인 리민훙은 "건전한 조정과정으로 본다"고 말하면서 시각을 확대해 보면 장기간 디폴트는 매우 낮은 수준이었고 이 때문에 리스크에 대한 가격 책정이 잘못되고 정부가 구제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세계 3위로 평가되는 국내 채권 시장을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대폭 개방하는 조치를 취한 시점에서 국채 금리에 상승 압력이 가해지는 것을 우려하는 시각도 없지 않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4월에 발생한 국채 금리의 급등이 외국인 장기투자자들의 발길을 막지는 않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리민훙은 "(금리 상승의) 요인은 모두가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조정이 끝나면 가격이 더욱 매력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동성도 금리 급등에 한 요인을 차지한다.

최근 발표된 정부의 경제지표가 개선돼 추가적인 금융완화을 통한 유동성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중국 은행간 금리 시장에서 유동성의 지표로 간주되는 7일짜리 역레포(역환매조건부채권) 금리는 지난주 2.7%로 올라섰다.

지난해 7월 증시 폭락 사태 이후 최고수준이다.

코메르츠방크 싱가포르 지점의 신흥시장 이코노미스트인 저우하오는 이에 대해 "경제 통계가 개선되고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식료품 가격 상승과 부동산 과열로 올라가고 있어 시장이 덜 공격적인 금융완화를 점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고 풀이했다.

인민은행이 올해 들어 역레포 거래로 유동성을 대거 주입하자 은행들을 포함한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하면서 역레포 거래량은 급증, 전체 유통물량을 넘어설 정도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역레포 금리가 추가로 상승하면 거래의 수익성이 떨어져 매도 물량이 쏟아지는 것이 당면 리스크라고 말했다.

회사채 디폴트가 늘어나는 것도 유사한 결과를 초래할 리스크다.

애널리스트들은 채권시장에서 최근 나타난 변동성은 주로 심리적 요인에 기인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면서 실제 현금 흐름은 비교적 원활하며 인민은행도 대체적으로는 풍부한 유동성 공급을 지속하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경제가 크게 악화되지 않거나 인민은행이 유동성에 변화를 주지 않는다면 중국 채권 시장은 향후 몇주 안으로 안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js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