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라스BX, 상장폐지 위해 공개매수 또 나설 듯
소액주주 "매수가 2배 높여라"

지난달 공개매수 했지만 자진 상폐 요건 95%에 미달
냉각기간 지나 재추진 가능
소액주주들 "제 값 받아야"…회사측 "공개매수가 안 올릴 것"
한국타이어그룹의 자동차 배터리업체 아트라스BX(46,100 +0.44%)가 상장폐지를 위한 2차 공개매수에 나설지 관심이다. 지난달 추진한 공개매수가 실패한 뒤 한 달간의 ‘냉각 기간’이 지난 28일 끝났기 때문이다. 2차 공개매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적정 공개매수 가격을 둘러싼 소액 투자자와 대주주 간 신경전도 가열되고 있다.
증시 떠나려는 상장사…반발하는 소액주주

○“가격 올려야” vs “이유 없다”

29일 코스닥시장에서 아트라스BX는 0.3%(150원) 오른 5만100원에 장을 마쳤다. 2차 공개매수 가능성이 돌면서 회사가 지난달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5만원)을 뚫었다. 외국인투자자는 이날까지 10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아트라스BX는 지난달 7일부터 28일까지 일반 주주들이 보유한 지분에 대해 공개매수를 진행해 56.55%를 자사주로 사들였다. 최대주주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지분(31.13%)을 포함해 87.68%를 확보했지만 자진 상장폐지를 위한 요건인 95%를 달성하는 데는 실패했다.

투자자들은 회사 측이 남은 7%가량의 지분을 더 확보하기 위해 2차 공개매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 발행 및 공시 관련 규정에 따라 자사주 취득을 완료한 이후 1개월이 지나면 자사주 매입을 다시 추진할 수 있다.

소액주주들은 공개매수 가격 인상 없이는 2차 공개매수에도 응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1차 공개매수를 통해 회사가 자사주 56.55%를 사들인 결과 남은 유통주식(43.45%)의 주당 영업이익이 2.27배 증가한 만큼 공개매수 가격도 2배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소액주주는 “2차 공개매수 가격이 1차 때와 같다면 대주주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헐값에 ‘알짜회사’인 아트라스BX 지분 100%를 갖는 결과를 낳는다”고 말했다.

아트라스BX 관계자는 이에 대해 “2차 공개매수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면서도 “2차 공개매수를 한다면 매수가는 1차 때와 같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 달 새 기업 가치가 변한 게 아니기 때문에 가격을 올릴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주주 환원을 위해 자사주를 매입한 경우라면 주당 가치가 올라간 것으로 보는 게 맞지만 상장폐지를 목적으로 회사 내부 현금을 사용한 만큼 남은 유통주식 가치에 변화가 없다는 논리다.

○끊이지 않는 공개매수 가격 논란

상장사가 자진 상장폐지를 위해 공개매수에 나서면 매수가격을 놓고 대주주와 소액주주 간 대립하는 경우가 많다. 도레이케미칼은 지난해 두 차례 공개매수를 진행하며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했으나 실패했다. 기관투자가는 지분을 털고 나갔지만 7.31%의 지분을 가진 소액 투자자는 공개매수 가격이 낮다며 반발했다. 2012년 한라공조(현 한온시스템)가 추진한 공개매수는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소액주주의 주장을 받아들여 공개매수 가격을 올린 사례도 있다. 2003년 말 미국 전자상거래업체 이베이가 옥션을 인수하면서 코스닥 상장폐지를 위해 주당 7만원에 공개매수에 나섰다가 외국인 주주의 반발로 실패하자 8개월 만에 매수가를 12만5000원으로 올려 2차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투자자가 판단한 주식가치보다 공개매수 가격이 낮다면 반발하는 게 당연하다”며 “다만 자진 상장폐지 실패로 적은 물량만 주식시장에 남으면 주가 급등락 등으로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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