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1분기 실적 발표에서 7000억원대 손실을 기록했다. 예상 밖의 '어닝 쇼크'에 증권사들의 투자의견 및 목표주가 하향조정도 잇달았다. 관건은 일회성 비용이 지속되느냐의 여부란 분석이다.

29일 오후 2시5분 현재 삼성SDI는 전날보다 1500원(1.29%) 하락한 11만4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발표한 1분기 실적이 7038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영향을 받았다. 삼성SDI는 지난 1분기에 매출은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한 1조290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업계 예상치(730억원 손실)를 크게 뛰어넘었다.

이는 6500억원의 희망퇴직 관련 충당금이 영업이익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또한 영업외비용에도 4500억원 규모의 유무형부실자산 손상처리가 반영되면서 당기순이익 역시 7170억원의 손실을 냈다.

이에 따라 주요 증권사들은 삼성SDI에 대한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재조정했다.

KTB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은 삼성SDI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목표주가 역시 11만5000원(KTB), 10만1000원(하이)으로 낮췄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지사업의 부실자산 손상처리는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손실"이라며 "누적 투자원금과 손상 처리한 금액이 앞으로 환원 가능할지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전지 부문의 손실에 집중했다.

그는 "내년부터 중국 업체들이 자동차용 전지 시장에 진입하며 경쟁 심화가 예상된다"며 "저가 수주 등과 관련된 부실자산이 또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기 어렵다"고 하향 이유를 설명했다.

키움증권과 현대증권도 투자의견을 각각 시장수익률상회(아웃퍼폼)와 시장수익률(마켓퍼폼)으로 낮춰잡고 목표주가도 13만원과 11만원으로 내렸다.

일찌감치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낮췄던 하나금융투자는 실적 발표 이후 목표주가를 10만원으로 낮춰잡았다. 현 주가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이미 지난 분기(2015년 4분기)에도 일회성 비용의 영향으로 영업손실 808억원과 당기순손실 2314억원을 기록한 만큼 전지 부문의 손실을 '일회성'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일회성 비용이 또 발생하지 않는다고 확언할 수는 없다"면서도 "이번에 대규모 상각과 손실처리가 있었던 만큼 시장에서 우려하는 수준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지난 2개 분기의 손실이 앞으로의 성장을 위한 선제적 대응이었다는 긍정적 시각도 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를 저점으로 영업이익은 개선될 것"이라며 "중대형 전지 매출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 수익성 개선이 동반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사업부 매각과 투자유가증권 매각을 통해 안정적인 사업자금을 확보, 중대형 전지 투자를 공격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 전기차 시장 성장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하준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분기에 일회성 비용을 반영하며 큰 폭의 적자가 났지만 결국 언젠가는 해결해야 했던 고정비"라며 "기존에는 중대형 배터리 부문이 2018년에나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이제 2017년에도 가능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