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스포티지. 사진=기아자동차 제공
신형 스포티지. 사진=기아자동차 제공
올 1분기 '깜짝실적'을 올린 기아차가 2분기에도 질주를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신차효과에 힘입어 기아차 실적이 계속 성장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줄줄이 상향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아차의 올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6336억원으로 작년 동기 보다 23.8% 증가했다. 이는 기존 시장 평균 추정치(컨센서스)인 5200억원을 뛰어넘는 수치다.

매출은 13.2% 늘어난 12조6492억원을 기록해 기존 추정치인 11조7520억원을 웃돌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깜짝실적의 주요 원인으로 레저용차량(RV)판매 호조와 환율을 꼽았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환율과 제품 믹스 효과로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올렸다"며 "쏘렌토 카니발 스포티지로 이어지는 RV 신차 투입을 통해 전체 RV 비중이 지속적으로 상승한 효과가 컸다"고 분석했다.

특히 RV 인기로 인해 내수 판매가 크게 늘어났다. 내수 판매에서 RV 비중은 지난해 1분기 40%에서 올해 42%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내수 평균판매단가(ASP)는 7% 상승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수시장에서 K7과 모하비의 출고대기 물량이 3개월에 육박한다"며 "이 두 차종의 호조에 힘입어 1분기 내수판매 중 중대형 및 RV 비중이 61.5%로 급상승했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년동기 대비 9.2% 상승했다. 이로 인해 내수와 수출을 포함한 전체 ASP는 전년동기 9% 올랐다.

2분기에도 훈풍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신차효과가 본격화하고 1분기 판촉비 감소로 구형 모델의 재고 소진은 확인됐기 때문이다.

채희근 현대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는 신차효과가 극대화되고 성수기에 진입하게 되면서 실적이 더욱 개선될 것"이라며 "부진한 중국 판매도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1분기 해외 시장에 투입된 신형 스포티지는 2분기 이후 세계 전 지역에서 본격적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또한 지난 1월 출시된 신형 K7과 3월 출시된 친환경 소형 SUV 니로 등 신차들도 내수 시장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가장 부진했던 중국 시장에는 인기 모델인 스포티지(중국명 KX5)가 투입될 예정이다. 기아차는 월 8000대 판매를 목표로 잡았다.

채 연구원은 "작년 이후 이종통화 급락의 둔화와 신차 효과 등으로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 내수에서 소비세 인하 혜택이 종료될 예정이지만, 상반기 수요 추이를 보면, 3분기 단기 위축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적이 좋아지면서 통상임금 부담, 멕시코 초기비용 문제들도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란 진단이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호실적으로 인해 통상임금부담, 멕시코 초기가동비용, 현금흐름악화 등의 우려 요인이 무색해졌다"며 "다소 보수적이었던 관점을 변경한다"고 했다.

기아차는 멕시코 공장을 예정대로 다음 달에 가동, 올해 K3 10만대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6월에는 중남미, 8월에는 북미에 물량을 투입할 예정이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멕시코 공장은 2분기 상업 가동될 예정"이라며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되면 주정부와의 마찰, 판매 부진에 대한 우려 등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하나금융투자(5만6000원→5만8000원), 현대증권 (5만7000원→5만9000원), 한국투자증권 (5만3000원→6만1000원), 신한금융투자 (5만8000원→6만5000원) 등은 기아차의 목표주가를 올려 잡았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