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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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선 예상대로 '비둘기' 목소리가 우세했다. '점진적 금리인상' 기조가 재확인된 것이다. 그러나 시장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날 오후 발표되는 일본은행(BOJ) 금융정책회의에서 추가 양적완화책이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Fed)은 전날부터 이틀간 열린 4월 FOMC 정례회의에서 0.25%∼0.50%인 현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고용시장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장이 둔화를 보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성명서에서는 "경제 상황이 연방기금 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할 것을 뒷받침할 정도로만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는 지난달 성명서 표현을 그대로 유지했다.

박유나 동부증권 연구원은 "Fed는 향후 금리 인상을 위해선 '미국 고용시장과 인플레이션 압력, 국제상황' 등의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전제를 재차 언급했다"며 "재닛 옐런 Fed 의장이 과거 언급한 '조심스럽고(cautiously) 점진적인(gradually)'기조가 다시 한번 확인됐다고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 "위험자산 선호 현상 이어질 듯"…6월 금리인상 전망은 엇갈려

Fed의 6월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한 신호가 부재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이어지며 증시의 안도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채현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Fed는 시장 참가자들이 6월 금리인상에 대한 확신이 강화될 만큼의 시그널을 주지 않았다"며 "금융시장 스트레스가 낮아지면서 글로벌 증시의 안도랠리는 적어도 5월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Fed의 6월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FOMC회의에선 금리인상 요건에 대한 힌트가 아무것도 충족되지 않았다"며"6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매우 낮아졌다"고 말했다.

28일(현지시간) 발표되는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Fed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완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미국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0.2%포인트 하향조정(2.8%→2.6%)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의 1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1.4%) 대비 둔화된 0.6%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배제해선 안된다고 내다봤다.

그는 "4월 회의에서 금리인상을 지지한 소수 의견이 있었고 국제유가 반등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이 이어질 개연성도 있다"며 "금융시장 변동성 완화로 2분기 경제지표가 나아질 것이란 통화정책 정상화 명분을 확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BOJ 대규모 양적완화책 발표 가능성"

미국의 통화정책회의가 마무리되면서 시장은 일본은행(BOJ)의 금융정책회의 결과로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엔화 강세 등의 우려로 일본은행이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은혜 KR선물 연구원은 "이날 오후 발표되는 BOJ 통화정책회의에서 양적완화책으로 초과지준금리인하, 상장지수펀드(ETF) 매입규모 확대, 예금에 이어 대출 프로그램에도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는 등의 방법이 나올 지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시장에선 BOJ의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예금에 이어 대출에도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고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등을 늘리는 방안을 유력하게 점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유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BOJ가 추가 양적완화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며 "주가부양을 위한 ETF 매입 확대를 중심으로 시장 예상을 웃도는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물론 이날 부양책을 내놓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을 수 없다"며 "그러나 일본의 경제상황과 선거 등을 고려하면 적어도 다음 회의인 6월에는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엔화 가치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고, 경제지표도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은 "BOJ가 이날 추가 부양책을 내놓지 않고 상반기 내에 나설 수 있다는 시그널만 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발표 임박, Fed의 점진적 금리인상 기조 확인 등으로 미국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불확실성이 상존한 대외 여건 등을 함께 고려했을 때 공격적인 추가 부양책을 내놓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