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반도체 1분기 실적을 놓고 증시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좋은 실적을 올렸다는 '긍정론'이 있는 반면 성장동력(모멘텀)이 약해지고 있는 만큼 보수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는 '부정론'도 나왔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반도체의 올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72억4800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5% 증가했다. 매출은 2345억7600만원으로 0.03% 감소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인 영업이익 88억원과 매출 2335억원을 소폭 밑도는 수치다.

김상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은 시장 평균추정치(컨센서스)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라며 "일반 조명 및 자동차용 조명 매출이 양호한 성장세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1분기 실적이 다소 부진한 편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하준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이익이 개선되던 상황을 감안하면 아쉬운 실적"이라며 "정보기술(IT) 비수기인데가 북미 모바일 고객사의 재고 조정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앞으로도 주력 사업인 발광다이오드(LED) 업황이 어려운 만큼 성장성을 확신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LED 시장은 공급과잉 상태에 빠져있다. 또 주요 휴대폰 생산 업체들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적용을 확대하면서 LED 사업이 위축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부터 애플이 아이폰 신제품에 플렉시블(flexible) OLED를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며 "모바일용 OLED 시장 확대로 서울반도체의 실적이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연구원은 "올해 실적 기준으로 서울반도체의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핸드셋용 LED 비중은 27% 정도"라며 "앞으로 주력 고객사의 OLED 채택이 가시화될 경우 서울반도체의 실적 감소 및 적용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배수 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날 서울반도체의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하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북미 고객사로의 본격적인 매출로 인해 투자의견을 '매수'로 올렸지만, 북미 고객사의 재고조정 문제 등이 발생했다"며 "앞으로의 재고조정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중국을 중심으로 LED 시장의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면서 서울반도체가 살아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중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LED칩 생산에 필요한 장비를 구매할 때 지급하는 보조금 규모를 대폭 감소하고 있다. 또 지난해 MLS, 크리, 오슬람 등 메이저 LED칩 생산 업체들도 부분적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어려운 시장 환경의 영향으로 LED 산업 구조 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며 "서울반도체는 LED 관련 다수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서울반도체는 LED 관련 특허를 이용해 응용영역을 확대하고 빠르게 성장할 것 "이라며 "서울반도체는 LED 업종의 구조조정이 마무리될 경우 가장 먼저 수익성 개선이 나타날 업체"라고 평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서울반도체의 투자의견을 매수로 올리고, 목표주가 2만원을 제시했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