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경기 민감주가 최근 상승 장세를 주도하면서 소외된 화장품주가 다시 들썩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모레G는 지난 15일 이후 7거래일 동안 19일 하루만 빼고 연일 뚜렷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14일 14만7천원으로 거래를 마친 아모레G는 25일 16만7천원까지 13.6% 올랐다.

2월17일 기록한 연중 저점보다는 27.0% 올랐다.

아모레퍼시픽도 25일까지 최근 3거래일 연속 상승, 주가가 38만8천500원에서 41만3천500원으로 뛰어올랐다.

2월 중순까지만해도 고평가 논란 속에서 80만원대 초반까지 밀렸던 LG생활건강 역시 최근 상승세 속에 25일 101만9천원으로 장을 마감하는 등 100만원대 주가 굳히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올해 화장품주 가운데서도 낙폭이 컸던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인 코스맥스와 한국콜마 역시 연중 저점 대비 20.7%, 26.5% 상승하며 본격적인 주가 회복을 위한 기지개를 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일본 구마모토(熊本)현 강진 이후 한국 화장품을 선호하는 중국 관광객 유입 증가가 기대되는 가운데 3월 화장품 수출액 급증이 확인되면서 화장품주의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가는 분위기다.

KTB투자증권과 관세청에 따르면 3월 전체 화장품 수출액은 3억2천733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38.7% 급증했다.

특히 대 중국 수출액은 1억2천2만 달러로 월간 기준으로는 사상 최고액을 경신했다.

여기에다 '태후 앓이'라는 신조어를 등장시킬 정도로 화제가 된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중국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며 한류에 다시 불을 지피면서 한국 화장품의 인기를 높이는 데 촉매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고개를 든다.

실제 '태양의 후예'는 2월24일부터 4월14일까지 방영됐는데 방영 초기부터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에서 주인공인 송혜교가 극중에서 사용한 국내 화장품 브랜드 립스틱 판매량이 급증하는 등 '태후 효과'가 톡톡히 나타났다.

26일에는 LG생활건강을 시작으로 주요 화장품 회사의 실적 발표가 이어질 예정이다.

내달 2일에는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G가 1분기 성적표를 공개한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LG생활건강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면 업종 전체적으로 추세적인 주가 회복 국면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태양의 후예가 한류 신드롬을 일으킴에 따라 중국 화장품 수요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최근 정식 위생 허가를 받지 않은 화장품의 해외직구를 금지하는 규제안을 발표하는 등 한국산 화장품의 점유율 확대를 경계하는 모습을 보여 정식 수출 채널을 확보한 업체에 투자하는 쪽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중국 수출 금액 급증은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을 중심으로 한 주요 브랜드 업체의 중국 현지 법인 판매 강화가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정부의 새 정책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소 브랜드 업체에는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ch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