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후 저가로 대규모 유상증자하는 종목의 기준가격 계산 방식이 개선됐다.

이른바 '코데즈컴바인 사태'의 원인 중 하나를 해소하려는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25일 감자 후 저가 대규모 유상증자 종목의 기준가격 산정방식을 개선해 시행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종전까지는 자본금이 감소하면 최종 매매거래일 종가에 병합 비율을 곱한 값을 평가가격으로 설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준가격을 산출해왔다.

가령 주식을 10분의 1로 감자하면 1천원짜리 주식은 1만원짜리로 평가된다.

이후 싼값에 대규모 유상증자를 할 경우 신주까지도 똑같이 1만원으로 평가받으면 결과적으로 시가총액이 크게 불어났다.

하지만 이날부터는 감자 후 저가 유상증자를 통해 평가가격의 20%(유가증권시장의 경우 10%) 미만으로 발행된 주식 수가 기존 발행물량을 초과하는 경우 감자 전 주식가치와 회사 자금조달액을 가중평균한 값을 평가가격으로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현행 산정방식은 평가가격이 과대 평가돼 기업가치나 시가총액이 왜곡될 가능성이 컸다"며 "코데즈컴바인도 감자 후 유상증자를 했을 당시 평가가격에 감자 비율만 반영했기 때문에 시가총액이 크게 불어나 우량기업으로 착각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2001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코데즈컴바인은 경영 위기를 겪은 뒤 작년 2월 파산 신청을 하며 주권 매매가 정지됐고, 같은 해 3월에는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 차례 상장폐지 위기까지 겪은 코데즈컴바인은 작년 8월 최대주주를 내의 제조업체인 코튼클럽으로 변경한 데 이어 작년 12월 24일에는 200대 1의 감자를 완료하며 주권 매매가 재개됐다.

거래 정지 당시 종가가 509원(시가총액 258억원·시총 905위)이던 코데즈컴바인은 감자와 제3자배정 유상증자 등의 복잡한 과정을 거치며 작년 12월24일 4만원으로 거래를 재개했다.

거래 재개 당시 시가총액은 1조59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코데즈컴바인은 감자와 유상증자로 시총이 크게 왜곡된 데다 보호예수로 인해 유통물량까지 적어 소량의 매수 주문에도 주가가 요동쳤다.

실제 지난달 3일 갑자기 상한가로 치솟고서 이후 7거래일 동안 4번 더 상한가를 기록했다.

그 사이 주가는 551% 뛰었고, 단기과열 종목으로 지정되기까지 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개선된 방식으로 평가가격을 정하면 시가총액이 정상화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은 기업가치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개선된 방식은 26일 변경 상장하는 코아로직부터 적용된다.

다만 거래소는 시장의 가격 결정 폭이 지나치게 좁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최대 호가 범위를 평가가격의 150%에서 300%로 상향 조정했다.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s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