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만 파던 굴삭기주, 구조조정 효과에 '기지개'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직격탄을 맞은 굴삭기 관련주가 바닥을 다진 뒤 반등하고 있다. 건설기계·장비의 주요 수요처인 중국 건설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는 데다 지난해 단행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실적으로 연결되면서 주가가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기관의 굴삭기주 매수

두산인프라코어는 22일 762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1월20일 사상 최저가(3375원)를 기록한 뒤 석 달간 125% 상승했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투자가들이 ‘쌍끌이’ 순매수를 이어갔다.

바닥만 파던 굴삭기주, 구조조정 효과에 '기지개'
굴삭기 부품업체 주가도 고공 행진하고 있다. 굴삭기에 들어가는 유압 실린더를 생산하는 디와이파워와 굴삭기 구동 장비인 롤러 생산업체 흥국은 최근 석 달 새 각각 35%와 11% 올랐다.

굴삭기업계는 최근 2~3년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주력 시장인 중국의 부동산·건설 경기가 곤두박질친 영향이 컸다. 2011년 17만2000대로 정점을 찍은 중국 내 굴삭기 총 판매량은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는 5만1000대로 4년 전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이에 따라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시작됐다. 지난해 859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두산인프라코어는 네 차례 진행된 희망퇴직을 통해 5400여명이던 국내 총직원 수를 3900여명으로 줄였다. 벨기에 브라질 등지에 있는 수익성이 떨어진 생산 공장을 폐쇄하고 비주력 사업인 프랑스 자회사 몽타베르도 매각했다.

◆가시화되는 구조조정 효과

추락하던 중국 건설시장이 되살아나면서 반전이 시작됐다. 중국 부동산 투자는 지난 1~2월 9052억위안으로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중국 부동산 면적은 전년 대비 13.7% 늘었다. 중국 부동산시장이 바닥을 통과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부동산 경기 회복은 굴삭기 판매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올 1분기 중국에서 1446대의 굴삭기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25% 늘어난 수치다. 지난 1분기 매출 1조4336억원, 영업이익 1112억원을 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94% 증가했다. 성기종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구조조정을 통해 지난 1분기에만 786억원을 절감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와 히타치 등의 납품사인 디와이파워는 중국 장인시에 위치한 현지 공장 생산이 급증했다. 이지훈 SK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00억원 수준이던 중국 공장 매출이 올해 5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흥국은 2011년 호황기에 판매한 부품의 교체 주기(5년)가 다가오면서 생산이 늘고 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