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후' 바람에 드라마주 '들썩'
‘태양의 후예’가 크게 인기몰이를 하면서 드라마 제작사 주가도 함께 달아오르고 있다.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를 제작하는 삼화네트웍스는 21일 전일보다 3.39% 오른 183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3월 이후 39.3% 상승했다. 사전제작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가 오는 7월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 방영되면 수혜를 볼 것이란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렸다. 한류스타가 대거 출연하는 드라마 ‘또 오해영’ 제작사 초록뱀은 이날 1.71%, 3월 이후 16.29% 상승했다. 중국 수출 계약을 마친 것으로 알려진 ‘보보경심:려’의 제작사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3월 이후 14.50% 올랐다.

‘태양의 후예’가 한국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흥행하면서 ‘태양의 후예’ 제작사 NEW의 바통을 이을 곳을 찾는 데 증권가가 분주해졌다는 분석이다. 드라마 방영기간 NEW 주가는 24% 올랐다. 이남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전엔 드라마 판권이 방송사에 귀속돼 수출에 성공하더라도 제작사가 큰 수익을 얻지 못했지만 최근엔 제작사가 방영 전 사전판매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100% 사전제작돼 중국에 회당 25만달러에 판권을 판매한 ‘태양의 후예’가 좋은 선례를 남겼다는 분석이다.

중국 자본 지원을 받은 드라마 제작사의 주가가 특히 눈에 띄게 올랐다. 심엔터테인먼트는 중국 최대 기획사인 화이브러더스가 최대주주가 됐다는 소식에 3월 이후 279.56% 상승했다.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은 중국 베이징화이자신에서 투자를 받는다는 소식에 같은 기간 24.85%, 웰메이드예당은 중국 완다그룹 총수의 아들과 손잡고 한·중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하면서 63.32% 올랐다.

유연탄 판매업체와 ATM 제조업체도 ‘드라마 테마주’로 엮여 주가가 급등했다. 유연탄 생산·판매업체 에스아이리소스는 하반기 기대작인 ‘사임당, 더 허스토리’를 제작하는 그룹에이트 지분 17.7%를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3월 이후 37.11% 올랐다. ‘별에서 온 그대’로 중국에서 스타덤에 오른 김수현의 차기작 ‘리얼’에 투자한 파라다이스 주가도 같은 기간 29.21% 올랐다. ATM 제조·판매업체인 청호컴넷은 웰메이드예당 최대주주가 된 뒤 21.38% 상승했다.

하지만 히트한 단일 드라마나 특정 연예인 동향에 따라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