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명과학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깜짝실적'을 내놨다. 증시 전문가들은 2분기에도 LG생명과학의 성장 질주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필러와 당뇨신약 등 고수익 제품의 판매 호조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G생명과학의 올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71억2500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이는 기존 시장 평균추정치(컨센서스)인 3억8000만원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매출은 1198억1000만원으로 43.2% 증가했고, 순이익은 121억7000만원을 기록, 흑자로 돌아섰다.

증시전문가들은 깜짝실적의 일등공신으로 당뇨신약인 '제미글로' 공동판매(코프로모션)에 따른 마일스톤 유입을 꼽았다.

정보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뇨 신약 제미글로의 공동판매 계약 체결에 따른 마일스톤 수익 150억원이 반영되면서 사상최대 1분기 실적을 달성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고도 올 1분기 실적은 본업의 성장성을 입증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는 진단이다. 그동안 LG생명과학은 늘 1분기에 만성적자를 기록했으나, 올해 주력 제품의 판매가 증가하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술 수출료를 제외한 경상적인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62억원 증가하며 흑자전환했다"며 "주력 품목인 '이브아르'(필러)와 '제미글로'가 성장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올 1분기 이브아르 매출은 9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3% 증가했고, 제미글로의 매출은 104억원으로 121% 늘어났다.

앞으로도 이브아르와 제미글로의 매출 호조에 힘입어 LG생명과학의 실적이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다. 필러인 이브아르의 해외 수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다, 대웅제약과의 시너지도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올 1분기 이브아르의 수출 매출은 5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41% 급증했다.

박재철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필러 사업은 특성상 연초 매출액이 낮고 이후 매출이 늘어난다"며 "중국에서 리도카인이 포함된 필러가 품목허가를 받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필러 매출의 성장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생명과학은 지난 18일 국소마취제 리도카인이 함유된 '이브아르 클래식 플러스'와 '이브아르볼륨 플러스'가 중국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국(SFDA)의 수입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또 5가 혼합백신 '유펜타'가 추가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유펜타는 5세미만 영유아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고 치사율이 높은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B형간염·뇌수막염 등 5가지 질병을 한꺼번에 예방하는 백신이다.

'유펜타'는 지난 2월11일 세계보건기구(WHO)의 사전적격성 평가(PQ) 인증을 받았다. PQ 인증을 받으면 유엔 산하기관인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WHO 미주지역 본부(PAHO) 등이 주관하는 국제 구호 입찰에 참여할 자격을 갖추게 된다.

이승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생명과학은 올 2분기 연간 4억달러(약 4543억원) 규모의 5가 백신 입찰에 참여할 예정"이라며 "올해 매출 100억원, 내년 매출 6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날 증권사들은 LG생명과학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올렸다. 신한금융투자(8만원→8만5000원) 한국투자증권(8만3000원→8만7000원) KTB투자증권(9만원→10만원) 현대증권(8만원→8만5000원) 등이 목표주가를 올려 잡았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