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신용등급을 보유한 업체 수가 11년 만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등급이 강등된 기업 수도 외환위기(1998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업의 주요 자금 조달처인 회사채 시장 위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20일 지난해 말 기준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을 보유한 기업은 1114개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전년 말 1149개에 비해 35개 줄었다. 신용등급 보유 업체가 줄어든 것은 2004년 이후 처음이다.

신용등급 하락 등으로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진 데 따른 것으로 금감원은 분석했다. 기업이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선 의무적으로 신용등급을 받아야 한다. 지난해 기업들이 발행한 회사채는 총 40조9000억원 규모로 2014년(42조3000억원) 대비 3.3% 줄었다.

신용등급이 하락한 기업 수는 1999년 이후 최대였다. 지난해 신용등급이 상승한 업체는 26개인 데 비해 하락한 기업은 159개에 달했다. 지난해 말 기준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인 기업이 65개에 달해 올해도 이 같은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부정적 등급 전망은 조만간 신용등급이 강등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회사채 발행 목적별로 보면 차환·시설자금용은 감소하고 운영자금용은 증가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