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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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에 이륙을 준비하던 항공·여행주(株)가 흔들리고 있다. 지카 바이러스에 이어 일본 구마모토 지진이란 난기류를 만났기 때문이다. 이번 지진이 실적과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증시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19일 오후 2시1분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전날보다 10원(0.20%) 오른 499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 회사 주가는 이달 들어 등락을 반복하다 최근 이틀간 4% 가량 하락했다.

같은 시각 대한항공은 150원(0.48%) 오른 3만1750원에 거래중이다. 15일과 18일 각각 2.28%, 2.02% 떨어졌다. 제주항공의 경우 350원(0.99%) 내린 3만5050원을 기록하며 3거래일째 내림세다.

대표 여행주로 꼽히는 하나투어모두투어는 각각 1000원(1.11%), 350원(1.23%) 하락하고 있다.

일본은 국내 항공 및 여행사의 주요 수익 창출원으로 꼽힌다. 지난해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전체 매출의 11%, 13%가 일본 노선에서 나왔다. 제주항공의 경우 25%로 일본 노선의 매출 비중이 높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 여파로 여행 수요가 줄고 주가가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구마모토현이 속한 규슈 지방은 지난해 일본 여행객 400만명 가운데 140만명(35%)이 찾은 곳"이라며 "이번 지진으로 일본 노선의 수요 감소와 매출 하락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특히 일본 매출 의존도가 높은 저비용항공사(LCC)가 영향을 받을 것"며 "대형 항공사도 지진에 따른 실적 불확실성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지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2011년 3월 일어난 후쿠시마 지진 당시 출국자 수는 3개월이 지난 뒤에야 회복세를 보였다"며 "이 시기 여행주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한 만큼 이번에도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후쿠시마 지진이 발생한 다음 거래일인 2011년 3월14일부터 대한항공은 이틀간 15% 가량 미끄러지는 모습을 보였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 또한 20% 가량 하락했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일본 여행 취소가 잇따르면서 실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전날까지 두 회사는 3700여명이 규슈 여행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지난달 기준 일본 송출객수 비중이 36.5%, 27.0%로 높은 상태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나투어는 최소 한 달간 송출객이 부정적일 전망"이라며 "올 2분기 영업이익(연결 기준)이 17억원 가량 줄어든 93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모두투어의 2분기 영업이익은 32억원으로 6억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일본 지진의 영향이 미미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줄어든 일본 여행 수요가 동남아 지역으로 옮겨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앞서 후쿠시마 지진 직후 태국과 홍콩 등으로 출국자 수가 급증했다"며 "수요 감소를 메울 경우 여객 수는 시장 우려보다 양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에 따른 기저 효과에 증가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