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와 중국 경기 우려 완화 등을 바탕으로 외국인의 '사자'가 지속될 전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를 이끌고 있는 외국인의 그간 습성을 감안해 시장에 접근하라고 주문했다.

간밤 미국 증시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회담에서 산유국들이 산유량 동결 합의에 실패했음에도 상승했다. 쿠웨이트의 산유량이 국영 석유회사의 파업으로 60% 감소했다는 소식에 국제유가가 낙폭을 축소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 급락에 하락 출발한 뉴욕 증시는, 국제유가의 낙폭 축소로 상승전환에 성공했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19일 "최근 코스피지수를 2000선 위로 올려놓은 것은 유가와 중국"이라며 "국제유가는 산유량 동결 합의 기대로 배럴당 40달러를 돌파했고, 중국의 3월 경기지표는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코스피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국제유가의 변동성은 주가의 등락으로 이어질 것이란 판단이다. 국제유가는 원자재 가격의 중심이고, 한국이 포함된 신흥국 시장에는 원자재 수출국들이 포진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한국 및 신흥국 증시에 영향이 큰 이유다.

국제유가는 바닥을 쳤다는 분석들도 늘어나고 있다.

강송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급락에 따라 미국 셰일 원유 생산이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며 "산유국간 합의 난항에도 유가 반등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는 이유"라고 했다.

지난달 이후 유가 반등 상황에서도 원유생산 감소가 더 빠르게 나타나고 있고, 셰일 원유 공급감소로 수급이 균형을 찾아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한 환경에서 국제유가 반등 및 중국 경기지표 개선으로 신흥국에 대한
외국인의 긍정적 시각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은 지난 2월16일 이후 5조원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코스피 상승을 주도했다.

정동휴 신영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상승세는 지속되지만 그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상 가능성이 상존하고, FOMC가 가까워질수록 시장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2012년 이후 외국인이 주도한 증시는 외국인의 순매수 종료 1개월 전부터 부진했던 업종이 반등하는 순환매 장세를 연출했다. 이를 고려하면 필수소비재를 중심으로 산업재 유틸리티 경기소비재 등에 관심을 가지라는 권고다.

외국인이 본격적인 순매수에 나선 2월16일 이후 필수소비재의 12개월 선행 예상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19.1배에서 현재 18.8배로 오히려 낮아졌다. 산업재 유틸리티 경기소비재 등의 PER 상승률도 코스피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초점]도하 합의 실패와 외국인, 그리고 투자전략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