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18일 산유국의 합의 불발에 따른 국제유가 폭락과 올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경계감에 장중 2,000선을 내줬다.

이날 코스피는 오전 10시 7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14.97포인트(0.74%) 내린 1,999.74를 나타내고 있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36포인트(0.66%) 내린 2,001.35로 출발해 2,000선 주변에서 약보합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 중국의 수출 지표 호조세와 산유량 동결 합의 기대감 등으로 단숨에 2,010선을 회복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주말 새 벌어진 글로벌 이벤트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러시아와 2위 산유국이자 석유수출국기구(OPEC) 리더인 사우디아라비아 등 전 세계 원유의 절반을 생산하는 18개국이 17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회의를 열어 산유량 동결을 놓고 격론을 벌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 영향으로 원유 과잉 공급 문제가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며 국제유가는 장중 6% 넘게 폭락했다.

여기에 본격적인 1분기 실적 발표 기간을 앞두고 투자자의 경계 심리와 차익 실현 심리도 강해지는 모습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본격적인 실적시즌 시작과 원/달러 환율 반등 가능성 등으로 인해 주 후반으로 가면서 주도주·대형주 중심으로 차익매물이 시장에 나올 개연성이 크다"고 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개인은 354억원과 458억원어치를 순매수 중이다.

기관은 785억원어치를 내다팔고 있다.

업종별로는 등락이 엇갈렸다.

보험(-5.17%), 금융업(-2.60%), 철강·금속(-1.86%) 등이 내렸고 섬유·의복(0.85%), 전기가스업(0.84%), 운송장비(0.46%) 등은 올랐다.

시가총액 상위주는 혼조세였다.

삼성생명이 금융지주사 전환 기대감에 따른 단기 급등 부담감에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8.68% 하락한 것을 비롯해 삼성전자(-0.15%), 삼성물산(-1.40%) 등이 약세다.

반면 한국전력(1.02%), 현대차(1.98%),아모레퍼시픽픽(2.24%) 등은 강세다.

산유국의 산유량 동결 합의 무산 소식에 SK이노베이션이 3.31% 하락했다.

S-0il(-1.98%), GS(-1.90%) 등 다른 정유주도 동반 약세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를 직접 제기한 현대상선은 3.88% 내렸다.

일본 구마모토(熊本)현에서 발생한 연쇄 지진으로 일부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으로 발길을 돌릴 것이라는 전망 속에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2.42%), 호텔신라(2.60%) 등 면세점주는 강세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0포인트(0.17%) 내린 694.42를 기록했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16포인트(0.02%) 오른 695.78로 출발했으나 곧바로 약세로 반전한 뒤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 씨씨에스(-12.45%), 일야(-12.40%), 보성파워텍(-8.21%) 등 '반기문 테마주'가 차익 실현 매물에 동반 급락세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hanaj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