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4월17일 오후 4시50분

차음료 전문 프랜차이즈업체인 공차코리아가 공차 글로벌 본사인 대만 로열티타이완(RTT)을 인수한다. 2012년 미국 본사를 사들인 스무디킹코리아에 이어 한국지사가 글로벌 식음료 프랜차이즈 본사를 사들이는 두 번째 사례가 될 전망이다.

17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공차코리아는 최근 RTT 대주주들과 이 회사 지분 100%를 인수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공차코리아는 실사를 거쳐 오는 6월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인수가격은 10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인수 법률자문은 법무법인 율촌이 맡았다. RTT 인수가 마무리되면 공차코리아는 세계 19개국에 1100여개 매장을 둔 공차 글로벌 본사로 탈바꿈한다.

공차코리아는 투자를 늘려 공차를 스타벅스와 같은 초대형 글로벌 브랜드로 키워나간다는 방침이다.

[마켓인사이트] 공차코리아, 글로벌 본사 인수
공차는 2006년 대만 타이베이에 1호점을 연 것을 시작으로 미국 호주 등으로 매장을 늘려나가고 있다. 공차코리아는 2012년 김여진 전 대표 부부가 RTT에서 한국 브랜드 판권을 받아 설립했다. 밀크티와 디저트 등이 젊은 층의 인기를 끌면서 급성장해 매장이 362개까지 늘어났다.

2014년엔 사모펀드(PEF)인 유니슨캐피탈이 지분 70%와 경영권을 인수해 새로운 주인이 됐다. 이후 공차코리아는 일본에 공차재팬을 설립하는 등 해외 영토 확장에 나섰고 이번에 대만 본사까지 인수하게 된 것이다.

RTT 인수자금은 유니슨캐피탈이 공차코리아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조달한다. 유니슨캐피탈의 펀드에 출자한 한 연기금 관계자는 “공차의 동양적인 브랜드 이미지와 음료 경쟁력이 미국 등 서구 국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펀드 출자기관들도 이번 인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공차코리아의 본사 인수는 PEF 보유 프랜차이즈업체들의 잇따른 해외 진출과 맥이 닿아 있다. 공차 외에 부대찌개 보쌈 등으로 유명한 외식 프랜차이즈 놀부는 모건스탠리PE가 최대주주로 올라선 뒤 일본 중국 등에 직영점을 열었고 홍콩 동남아시아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일본 시장이 놀부 성장의 핵심 기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IMM프라이빗에쿼티가 인수한 커피 전문점 할리스커피는 지난해 베트남에 1호점을 내고 동남아 시장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내수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PEF 등의 자본 유치를 통해 해외 시장에서 성장 기회를 모색할 기회를 맞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PEF로서는 나중에 지분이나 경영권을 되팔 때 단일 국가 프랜차이즈 업체보다는 글로벌 프랜차이즈 본사가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고경봉/이동훈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