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저금리 상황에서 은행 예금과 머니마켓펀드(MMF)보다 0.3~0.5%포인트가량 더 높은 기대수익률을 노린 개인 부동자금이 옮겨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증시 불확실성 등의 영향으로 국내 단기 부동자금은 지난해 말 기준 약 931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개인 뭉칫돈 몰리는 단기채펀드
17일 펀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만기 1년 미만의 전자단기사채(전단채)에 주로 투자하는 ‘한국투자e단기채(C클래스)’는 최근 한 달(3월16일~4월15일) 동안 1119억원을 끌어모았다. 지난 2월29일 펀드가 설정된 이후로는 설정액이 1231억원에 달했다.

‘KTB전단채(C)’도 한 달 동안 150억원이 순유입되면서 1월13일 설정 이후 556억원을 모집했다. 단기 국·공채에 투자하는 간판 펀드인 ‘키움단기국공채(C1)’와 ‘한화단기국공채(C)’는 최근 자금 순유입세가 주춤한 편이지만 3개월간 각각 1148억원, 363억원을 모집하며 선전했다. 이들 펀드는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C클래스 상품이다.

단기채펀드의 인기 요인은 예금, MMF보다 높은 수익률에 있다.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 1.4~1.6%, MMF 수익률은 1.3~1.5% 안팎이다. 이에 비해 국공채펀드는 연 1.6~1.7%대다. 전단채에 투자하는 펀드는 연 1.8~2%로 좀 더 유리하다.

김동주 한국투자신탁운용 채권운용본부 팀장은 “전단채는 국공채보다 만기가 짧아 가격변동성이 낮으면서 스프레드(기준금리와의 차이)가 0.3~0.5%포인트로 MMF와 예·적금보다 수익률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대부분 단기채펀드가 환매수수료를 없애 쉽게 돈을 찾을 수 있게 한 점도 인기 비결로 꼽힌다. 한화단기국공채는 최근 환매수수료를 폐지했다.

한국투자e단기채와 KTB전단채도 올해 출시 때부터 환매수수료 ‘제로(0)’를 내세웠다.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예·적금, 환매 신청 후 다음날 돈이 들어오는 MMF에 비해 채권형펀드는 환매 신청 후 이틀 뒤에 통장에 돈이 입금된다.

정치훈 키움자산운용 채널영업본부 차장은 “단기채펀드가 수시 입출금 상품과 거의 비슷하게 부동자금을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은행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 창구에서 판매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