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와 은행의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는 자산배분 면에서 차이점이 뚜렷하다. 증권사는 위험자산을 다양하게 담는다. 국내외 주식은 물론 원자재와 해외 헤지펀드도 포트폴리오에 넣는다. 반면 은행은 주식 비중이 전반적으로 낮고 포트폴리오도 비교적 단순하다.
[만능통장 ISA 출시 한 달] 일임형 포트폴리오 비교해보니
금융회사들이 판매하는 일임형 ISA는 주식 편입 비중에 따라 ‘초저위험, 저위험, 중위험, 고위험, 초고위험’ 등 다섯 가지로 나뉜다. 초저위험 상품은 단기채권과 환매조건부채권(RP) 등 현금성 자산으로만 구성된다. 증권사와 은행 상품의 차이가 크지 않다.

저위험 단계에 들어가면 업권별로 포트폴리오가 조금씩 달라진다. 13개 증권사 가운데 NH투자 미래에셋증권 등 10개사가 국내외 주식을 18~20% 포함시켰다. 자산의 일부를 주식에 투자하지 않으면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수익률(연 3% 안팎)을 올리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반면 은행은 주식 자산 편입에 신중한 편이다. 4개 시중은행 가운데 신한·우리은행은 채권형 펀드와 현금성 자산만으로 저위험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국민·기업은행 상품엔 국내외 주식이 들어가지만 증권사만큼 편입 비중이 높지는 않다.

목표수익률이 연 5% 내외인 중위험 상품부터는 업권별, 금융사별로 포트폴리오가 제각각이다. 계좌에 편입하는 주식형 펀드의 종류도 다양해진다. NH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은 헤지펀드 부동산펀드 등 대체 투자 상품을 15~26% 담고 있다. 은행도 이 단계부터는 공격적으로 국내외 주식형 펀드를 포트폴리오에 넣는다. 다만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의 선택지가 많지 않다. 국민은행은 배당주펀드, 기업은행은 유럽펀드를 밀고 있다.

고위험과 초고위험 단계를 고른 투자자들은 자산의 절반 이상을 주식 등 위험자산에 투자한다. 주식 비중은 고위험 단계 기준으로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60% 이상,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미래에셋대우가 50% 이상이다. 위험자산 포트폴리오를 원자재, 신흥국 주식, 글로벌 헬스케어 등으로 세분화한 게 증권사들의 특징이다.

신탁형 ISA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주가연계증권(ELS)을 일임형 ISA에 활용하는 금융회사는 많지 않다. 은행권에선 ELS를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킨 곳이 한 곳도 없다. 증권사 중에서도 NH투자, 유안타, SK증권 등 일부 업체만 ELS를 활용한다. ELS가 포함된 일임형 ISA를 팔기 위해서는 파생상품 투자권유자문인력 자격을 갖춰야 하는 등 규제가 엄하기 때문이다. 수수료 수준은 은행과 증권사가 엇비슷하다. 연 0.1%(초저위험)에서 0.6%(초고위험)로 위험 단계에 따라 수수료가 달라진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