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4월12일 오후 4시8분

토종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글랜우드PE가 주방가전 업체 동양매직의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주방가전 렌털 등 주력사업의 성장세가 가팔라지면서 당장 매각하는 것보다는 회사를 더 성장시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마켓인사이트]실적 눈에 띄게 좋아져 팔기 아깝다…동양매직, 매각 안하고 상장한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글랜우드는 동양매직 경영권을 갖고 있는 NH글랜우드제1호사모투자회사(펀드) 출자자인 군인공제회 우리은행 등 기관투자가(LP)들을 대상으로 최근 기업설명회(IR)를 열고 향후 IPO를 통한 회사의 중장기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조만간 국내외 증권사를 대상으로 상장 주관사 선정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 펀드 운영자는 글랜우드로 출자 규모는 작지만 기관투자가들로부터 경영권을 위임받았다.

글랜우드PE는 동양매직 상장으로 유입되는 신규 자금을 통해 기존 주방가전·렌털사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스마트홈 주방업체로의 사업 전환도 추진할 계획이다. 모바일·사물인터넷(IOT) 기술 기반의 스마트홈 주방 기기를 개발해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동양매직은 이미 IOT 기술 기반의 공기청정기·정수기·가스레인지 등 신규 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앞으로 신제품 개발과 함께 모바일을 활용한 온라인 영업 관리 체제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동양매직 실적은 글랜우드가 경영권을 확보한 2014년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0%가량 증가한 390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83억원으로 전년 대비 9.7%, 감가상각비 차감전 영업이익(EBITDA)은 682억원으로 전년 대비 12%가량 늘어났다.

렌털사업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2014년 15만개에 불과했던 신규 렌털계정이 지난해 30만개로 불어났다. 업계 한 전문가는 “신규 렌털계정 증가로 인한 실적은 일반적으로 이듬해부터 반영되기 시작한다”며 “신규 렌털계정이 늘어난 것만으로도 동양매직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랜우드는 IPO에 앞서 국내 대기업으로부터 동양매직에 대한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도 시도할 계획이다. 가전·유통·통신·가구 인테리어 등 국내 선도 기업들과의 제휴를 통해 동양매직의 기업가치를 높인다는 복안이다. 실제 국내 굴지의 유통대기업과 렌털업 진출을 노리는 기업 등이 외국계 IB를 선정하고 동양매직 경영권 인수를 포함한 다양한 투자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B 관계자는 “최근 실적 증가세 외에도 동양매직의 화성공장 부지 가격도 두 배 넘게 뛰는 등 영업외 호재도 있어 IPO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글랜우드는 골드만삭스 출신인 이상호 대표가 이끌고 있는 PEF 운용사로 최근 라파즈한라시멘트 인수에도 성공하는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다. 투자 회사 임직원들의 고용 보장이나 지역 사회 발전에 공헌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구현하는 데도 선도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동양매직은 글랜우드에 인수된 이후 고용이 크게 늘어났다는 점을 인정받아 지난해 고용창출 100대 우수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