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올해 1분기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잠정 발표한 것에 대해 12일 증권가의 호평이 이어졌다.

가전과 TV 부문이 1분기 실적 호조를 이끈 가운데 2분기에는 'G5 효과'로 실적 모멘텀이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에 5천52억원의 영업이익(잠정실적)을 올렸다고 11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5.5%, 전분기 대비 44.8% 증가한 것으로 분기 영업이익이 5천억원을 넘은 것은 7분기 만이다.

시장 기대치(영업이익 4천266억원)를 훌쩍 뛰어넘은 수준이다.

이런 실적 배경에는 무엇보다 우호적인 원/달러 환율이 뒷받침된 가운데 HE(홈엔터테인먼트·TV), H&A(가전·에어컨) 사업본부의 탄탄한 실적이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LCD TV 패널 가격 하락,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판매증가에 따른 제품 믹스 개선 효과로 HE 부문 실적이 대폭 개선되고 북미 프리미엄 가전 판매 확대 영향으로 H&A 사업의 양호한 수익성 개선 추세가 지속된 것이 호실적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사업부는 부진한 실적을 낸 것으로 추정됐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G5는 시장의 평가가 예상보다 긍정적인 것으로 판단되지만 메탈케이스 등 관련 부품의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셀인(Sell-In·제조업체가 유통업체에 판매하는 것) 기준 1분기 판매 대수가 예상치를 대폭 밑돌았다"며 "휴대폰 부문은 1분기에 예상보다 큰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LG전자가 2분기에도 실적 개선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G5의 본격적인 판매가 반영되며 MC 사업부의 적자 폭이 대폭 감소해 이익 개선에 힘을 보탤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LG전자가 2분기에 5천200억∼5천4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하이투자증권은 LG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으로 7천280억원을 제시하기도 했다.

송은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전의 성수기 효과와 TV의 신제품 사이클이 도래하는 것도 있지만 가장 부진했던 MC 부문의 턴어라운드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신증권도 6천207억원의 비교적 높은 수치를 제시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G5가 2분기에 350만∼400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면 G5에 적용된 모듈 비즈니스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부여할 수 있고 연내 1천만대 판매도 가능할 것"이라며 "가전과 TV는 신모델의 본격적인 판매와 성수기 진입으로 이익 증가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보기술(IT) 산업 성장이 둔화하는 가운데 OLED와 전장 부품 시장의 확장성이 부각되며 LG전자를 비롯한 LG그룹의 경쟁력이 개선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다만 이번 깜짝 실적이 제품 판매 호조보다는 환율과 원자재 가격 하락 등 환경 요인에 따른 수혜가 크다는 점에서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는 지적도 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G5의 경우 초기 생산 차질 문제로 미국 시장 대응이 늦어지고 있어 시장이 기대하는 2분기 수익률은 다소 하향 조정될 위험이 있다"며 "시장은 G5 등 2분기 생산·판매 동향과 OLED 등 신제품 경쟁 상황을 지켜보며 당분간 관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LG전자 주가는 깜짝 실적 발표에도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오전 10시17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LG전자는 전날보다 1천200원(1.87%) 내린 6만3천100원에 거래됐다.

연초부터 실적 개선과 G5 출시에 따른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돼 6만원대로 올라선 탓에 이번 실적 발표를 계기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이승혁 연구원은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 심화, 마케팅비용 증가, G5의 부품 공급 이슈 등을 감안하면 여전히 휴대폰 부문은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다"며 "휴대폰 부문의 턴어라운드가 가시화한 이후에 주가가 재상승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hanajjang@yna.co.kr